한 며칠 집에만 있었지요?
그 따분한 시간들을 어떻게 견뎠나요?
그래서겠지요.
오늘은 슬슬 움직여 보겠다는 당신 말에
하루 꼬박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아니, 올 수 없었습니다.
일찍 공공도서관에 갔던 나는
그래도 마냥 넋 놓고
당신이 오기만을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써야 할 글을 썼습니다.
다음의 글을 구상하느라
자꾸만 흩어지는 생각들을 붙들어야 했습니다.
이 책 저 책 뒤적여 보느라
그만큼 시간이 흐른 것도 몰랐습니다.
눈을 들어 시계를 보니
어느새 돌아갈 시간이더군요.
당신을 볼 수 없어서
미련이 남은 하루였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생각만큼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림과 그리움 사이사이에
글로 채워 넣은 건 잘한 일이었습니다.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당신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언젠가는 만나게 될 날을,
그리고
우연히 당신과 마주칠 기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렜습니다.
언제쯤 난
당신을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