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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Feb 15. 2024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097.

한 며칠 집에만 있었지요?

따분한 시간들을 어떻게 견뎠나요?

그래서겠지요.

오늘은 슬슬 움직여 보겠다는 당신 말에

하루 꼬박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아니, 올 수 없었습니다.


일찍 공공도서관에 갔던 나는

그래도 마냥 넋 놓고

당신이 오기만을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써야 할 글을 썼습니다.

다음의 글을 구상하느라

자꾸만 흩어지는 생각들을 붙들어야 했습니다.

이 책 저 책 뒤적여 보느라

그만큼 시간이 흐른 것도 몰랐습니다.


눈을 들어 시계를 보니

어느새 돌아갈 시간이더군요.


당신을 볼 수 없어서

미련이 남은 하루였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생각만큼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림과 그리움 사이사이에

글로 채워 넣은 건 잘한 일이었습니다.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당신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언젠가는 만나게 될 날을,

그리고

우연히 당신과 마주칠 기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렜습니다.


언제쯤 난

당신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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