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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Feb 14. 2024

자네는 왜 글쓰기인가?

007.

"자네는 왜 시 낭송인가?" ☞ 본 책, 10쪽


이번 주 토요일, 서울에서 북토크 행사가 있습니다. 물론 이번 북토크 행사에는 저도 참여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대상 도서는 위에서 링크로 걸어놓은 『꿈꾸는 낭송 공작소』입니다. 책의 저자와는 아직 일면식이 없는 관계이지만, 이곳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쓰고 계신 이숲오 eSOOPo 작가님이십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관계로 막상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또 어떤 분위기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고 가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명색이 북토크 행사에 참여하려면 최소한 한 번은 더 읽어봐야  것 같아 두 번째로 읽게 되었습니다.


역시 첫 번째 읽을 때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10쪽에서 책장을 넘기던 손이 허공에 멈추고 말았습니다. 그때 어느 정도의 마무리는 된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같은 행동이 되풀이되는 걸 보면 아직도 저는 준비가 덜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지난번보다는 조금 나아졌습니다. 처음 이 대목을 읽었을 때는 마치 둔기로 뒤통수를 얻어맞는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미 그때는 작품 속에서처럼 시 낭송가 노인이 소년에게 한 질문이 아니라, 누군가가 제게 한 질문으로 뒤바뀐 상태였습니다.


"자네는 왜 글쓰기인가?"


이미 수십 번,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은 되뇌어 본 질문입니다. 더러는 누군가가 제게 대놓고 물었습니다. 그러면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 있게 대답하곤 했습니다. 또 때로는 글쓰기가 싫을 때면 제 자신이 저를 다독이기 위해 저에게 던져 본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의 답변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글을 쓰는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제가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았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아직도 질문에 합당한 대답을 못 찾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일단 제가 찾은 질문에 대한 해답은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좋아서 글을 쓴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글을 쓰지 않고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다상량, 즉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많은 생각들이 오히려 글쓰기를 방해하는 조건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정은 그렇다고는 하나, 또 지금까지의 글쓰기 여정에서 제가 직접적으로 체득한 사실이기는 하나, 적어도 제 자신에게 명확히 확신을 줄 만한 해답은 제가 준비해 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뭔가를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고 하겠지만, 의기소침해 있을 때 더는 글쓰기에 진척이 없거나 느닷없이 글쓰기에 흥미를 잃을 때가 오면, 아마도 이렇게 마련해 놓은 해답은 저에게 좌표 역할을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저의 생각을 또 한 번 굳건하게 해 준 정말 귀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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