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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un 17. 2024

너나 잘해!

025.

그러므로 계는 몸과 입, 마음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몸과 입, 마음이 깨끗하면 현실도 깨끗해진다. 계를 지키면 잘못된 행동으로 악연을 맺는 일이 없어지고, 좋은 행동으로 선연을 맺게 되기 때문이다.
불교의 수행에서 계는 기본 바탕이며, 계가 없으면 다른 수행은 무의미해진다. 부처가 "계를 스승으로 삼으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계의 수행은 자기자신에게만 집중한다. 부처는 제자들에게 자기 수행에만 정진하고 남이 계를 지키는지 어기는지, 또 남이 계를 얼마나 잘 지키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 자기 자신만 계율을 엄격하게 지키면 된다는 것이다. ☞ 본 책, 41쪽


불교에서 계라는 것은, 일종의 규칙을 말합니다. 수행하는 자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통은 오계(살생 금지, 도둑질 금지, 음탕한 행위 금지, 헛된 말 금지, 음주 금지)라고 일컫는데, 요즘은 지켜야 할 계가 늘어나 십계가 되었다 합니다. 이 십계를 다른 말로 십선업, 즉 열 가지의 착한 일이라고 지칭한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그만큼 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십계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살생하지 말라.
둘째, 도둑질하지 말라.
셋째, 음탕함을 행하지 말라.
넷째, 헛된 말을 하지 말라.
다섯째, 이간질을 하지 말라.
여섯째, 험한 말을 하지 말라.
일곱째, 아첨하지 말라.
여덟째, 탐욕을 부리지 말라.
아홉째, 화내지 말라.
열째,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말라.


열 가지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비단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켜서 조금도 손해 될 것이 없는 금기 사항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열 가지를 굳이 세 개의 범주로 묶는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몸에 관련된 것: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

입에 관련된 것: 네 번째부터 일곱 번째까지

마음에 관련된 것: 여덟 번째부터 열 번째까지


이렇게 범주화하고 보니 '입'에 관련된 계가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입은 따지고 보면 몸에 속하는 것인데, 굳이 이렇게 따로 떼내어 강조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우리가 말로 짓는 악행 혹은 죄가 많음을 뜻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뭔가를 지키지 않아서 지적을 했을 때, 왜 자기한테만 그러냐는 말을 많이 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똑같이 지키지 않는 누군가를 가리키며 '왜, 사람한테는 아무 말을 하지 않느냐'라고 합니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이를 철저히 경계합니다. 오직 자기 수행에만 정진하면 된다고 합니다. 남이 계를 지키는지 어기는지, 또 남이 계를 얼마나 잘 지키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도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계를 올바르게 수행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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