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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un 28. 2024

구름 뒤엔 태양이

#8.

어디선가 뜨거운 열기가 온몸에 와닿았습니다. 지금의 날씨라면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어디에서 이처럼 강렬한 햇빛을 보내는지를 말입니다. 순간 올려다본 하늘에서 저는 구름에 가려진 태양을 보았습니다. 구름이 와서 태양을 가린 건지 가만히 있던 구름 뒤로 태양이 숨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모습이 참 묘하게 느껴졌습니다.


제법 두터워 보이는 구름을 당장이라도 뚫어버릴 듯한 기세로 빛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마치 그 어떤 난관이 있어도 태양은 자기 길을 꿋꿋이 가겠다는 듯 결연한 의지마저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구름이 물러가건 태양이 고개를 내밀건 간에 온전히 자기  모습을 언젠가는 드러내겠지요. 아직은 그나마 몇 안 되는 저 구름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덜 더운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저는 다른 생각도 해봤습니다. 저 태양이 우리의 희망이고, 구름이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면 어떻게 될까 하고 말입니다. 문득 이럴 때 쥐구멍에 볕 들 날 있다,라는 말이 생각난 건 단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앞날은 불확실합니다. 만약 모든 게 확실한 세상이라면 그런 삶은 조금도 흥미롭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적지 않은 경우에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혹은 구름이)짙게 드리워질 겁니다. 우린 어쩌그 속에서도 저 빛나는 태양 하나만 보고 달려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늘 그 어떤 장애물도 없이 밝게 빛나는 세상이 우리에게 거저 주워질 리는 없을 테니까요.


쇠는 단련되는 만큼 단단해지듯 우리에게도 먹구름 드리운 날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꼿꼿하게 서게 될지도 모릅니다. 잔뜩 안개가 끼어 앞이 안 보이고 구름마저 내걸려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렵다고 해도, 그 뒤에는 반드시 우리를 기다리는 태양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고진감래라고 하지요.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나온 길을 찬찬히 돌아볼 날이 오게 될 겁니다.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분명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저렇게 호시탐탐 태양이 구름 속에서 고개를 내밀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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