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병원에서의 나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이지만, 길 위에서의 나는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자유로운 여행자다. 최근에 세계 지도를 사서 방 벽에 붙여 놓고 가본 나라를 색칠해 봤다. 아프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이 ‘여행 많이 다녀오길 잘했다’였는데, 웬걸 지도에 색칠하지 않아 흰색으로 남아 있는 곳이 정말 많다. 지도를 알록달록하게 꾸미기 위해 창고에 있는 캐리어를 꺼낸다. 생사는 운명에 맡기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나의 세상을 만나러 간다. ☞ 본 책, 1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