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Jun 30. 2024

특정 구독자에 대한 차단 기능

작년 연말쯤엔가 이곳 브런치스토리에서 어떤 작가님의 글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목은 모르겠고 그 작가님의 필명도 가물가물합니다만, 어떤 내용의 글이었는지는 분명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선정되고 나서 절대 지인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그때 그 작가님의 글을 읽었을 때만 해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혹은 지인들에게 알리고 나서 이 분은 좋지 못한 일을 겪은 모양이구나,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그분의 글이 자꾸 생각이 나는 건 왜일까요?


실은 저 역시 작년 6월 9일에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선정되고 나서 너무도 기쁜 마음에 주변의 지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었습니다. 정식 작가는 당연히 아니라고 해도 몇 번이나 지원을 했는데도 번번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단번에 덜컥 붙은 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알릴 만한 일이라고 판단한 모양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돌이켜 봐도 생각이 참 짧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때 왜 그랬을까요? 아니, 왜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요? 뭐, 그런다고 해서 제가 당장 단행본을 출간하게 될 것도 아니고, 주변의 지인들이 하나같이 저를 구독하면서 제가 이곳에서 쓴 글을 열렬하게 응원하게 될 리가 없다는 걸 모르지도 않을 텐데 말입니다.


글이라는 건 충분히 타인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입니다. 전체의 글을 읽지 않고 특정한 부분만 읽는다면 누가 읽어도 시비를 걸 만한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 최근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쓴 글이었습니다. 아니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현직에서 제가 보고 느낀 것에 대해 제 생각을 담아 어떤 글을 썼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음 날엔가 대뜸 학내망 메신저로 메시지가 한 건 배달되었습니다. 무슨 내용인가 싶어 열어보니 기가 막히게도 브런치스토리에서 쓴 글을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어떤 젊은 선생님이 읽었는데, 이거 아무래도 너희들 보고 뭐라고 하는 것 같다며 친절하게도 누군가가 그 메시지를 작성한 선생님에게 고자질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젊은 선생님 한 분이 제게 아주 공손하게 자신의 생각을 메시지로 보낸 것입니다. 앞으로 자신들이 고쳐야 할 일이 있거나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글로 이렇게 올리지 말고 직접 말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 선생님은 저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 말한 것이기에 사실 따지고 보면 제가 그 선생님에게 불만을 가질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고자질한 그 사람이 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뭐, 겨우 그런 사람에게 제가 라이킷이나 댓글 따위를 기대하는 건 아닙니다만, 평소에 제가 쓴 글을 읽지도 않던 사람이 하필 그날 읽은 그 하나의 글로 인해 이렇게 분탕질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있으면 대개 짐작이 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확증이 없는 한 제가 그 사람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안다고 해도 제가 그에게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제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그런 악성 구독자에게는 '강제 퇴장' 정도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그분에게는 실례되는 표현이겠으나 일부분의 표현을 보고 누군가에게 저의 글을 문제시하는 사람이라면 저는 그런 표현을 쓸 수밖에 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저를 구독한 사람 중에 (제가) 나가 줬으면 하는 사람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은 없을까요? 그리고 이왕이면 그 사람에게 차단되었다는 사실도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진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