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며칠 동안의 비로 전국에서 몇 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제가 듣기로는 3명 사망, 1명 실종이라고 합니다만, 사실상 실종으로 파악된 분도 사망했다고 보는 편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렇게 해마다 이 악순환은 좀처럼 끊이질 않을까요? 물론 맞습니다. 한낱 나약한 인간에 지나지 않은 우리가 대자연의 조화 아래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늘이 얼마만큼의 비를 뿌리겠다고 작정했다면 그 어느 누구도 이를 막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 비로 인해 사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 역시 우리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반드시 돌이켜 봐야 할 점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마다 물난리를 겪은 곳은 어김없이 다음 해에 그와 유사한 피해를 보기 마련입니다. 당장 수해를 입으면 어떤 식으로든 복구는 합니다만, 완벽한 복구가 이루어지려면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일단 비가 물러가기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일시적인 복구는 하지만, 완벽히 비가 그치면 하던 임시 복구는 하고는 손을 놔 버립니다. 그나마 그때까지는 대략적인 복구 사업의 예산상의 규모부터 파악한 뒤에 제대로 복구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그곳은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여력이 없습니다. 일단 어떻게든 땜질을 해놨으니 당분간은 끄떡없을 거라고 믿고는 그냥 방치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다 1년 후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전형적인 '언 발에 오줌 누기'입니다. 우리는 과연 언제쯤이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요?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