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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ul 14. 2024

문명의 이기 사용 예절

#12.

길을 가다 보면 스쿠터처럼 생긴 이상한 기계를 보게 됩니다. 겉에는 'GCOO'라고 적혀 있습니다. 무슨 뜻인가 싶어 대충 찾아봤습니다. 이 교통수단은 탄소중립 혹은 친환경 정책의 일환에 따라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제품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저 기계를 이용해 본 적은 없지만, 어쩌면 그들의 말처럼 이건 교통수단의 일대 혁신인지도 모릅니다.


QR코드 스캔으로 결제를 하고 자신이 원하는 이동 거리만큼 사용하는 이 교통수단이 사용자들에게 사고의 혁신을 가져온 건 어쩌면 개인이 소유하지 않고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거취 및 보관상에서의 공간 확보나 시간의 경과 및 장비의 노후화에 따른 유지 및 보수 등에 대해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다는 건 'GCOO'가 가진 최대의 장점일 테니까요.


그런데 간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을 볼 때가 있습니다. 사용자들 중의 일부가 쓴 뒤에 아무 데나 놔두고 가기 때문입니다. 그냥 엎어진 채로 눈에 띄는 전기자전거도 적지 않고, 아래의 사진처럼 사람들이 다니는 길의 한가운데에 세워놓고 가기도 합니다. 딱 한 번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편할지에 대해 생각했다면 저렇게 하진 않았을 겁니다. 이왕 세우는 김에 벽 쪽에 바짝 붙여 세워 두는 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사실 이 전기자전거는 별도로 정해져 있는 주차(?) 공간이 없습니다. 사용하는 누구든 자신이 사용이 종료된 지점에 놔두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면 다른 누군가가 이내 이용하곤 합니다. 한 번씩 보면 업체의 트럭이 나와 이 전기자전거를 수거해 가는 걸 보기도 합니다. GPS 추적을 통해 장시간 동안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전기자전거들을 정해진 곳에 다시 가져다 두는 모양이었습니다.


현실이 그렇다고 해도 전기자전거를 앞서 사용한 사람은 가능하다면, 다음의 사용자들을 배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용했던 이 전기자전거가 사람들과 차량들의 이동 및 통행에 방해가 되는지 안 되는지도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 어럽지 않은 후속 조치가 안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기 혼자만 편하자고 막 쓰고는 아무렇게나 방치해 둔다면 그 혹은 그녀는 이 문명의 이기를 사용할 자격이 없는 것이니까요. 어떤 물건을 사용하든 거기에 걸맞은 예절이 있다는 걸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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