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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ul 21. 2024

군 입대하는 친구 아들

2024년 7월 21일 일요일, 맑음


친한 친구 둘째 아들이 내일 군 입대한다. 어차피 훈련소에 있는 동안 더위를 피해 갈 순 없지만, 이런 폭염에 입대할 녀석을 생각하니 마음이 쓰인다. 당연히 생각은 아들이 입대하던 당시로 돌아간다. 작년 11월 27일, 한창 추워지던 무렵 입대한 아들, 어찌 그 시간을 보낼까 싶었지만, 세상이 멈춰도 문교부와 국방부 시계는 간다는 말이 틀린 소리가 아니었다.


아들을 군대 보냈을 때의 그 착잡함이나 허망함을 느끼던 때가 엊그제 같다. 게다가 훈련 기간을 마친 퇴소식 날 논산까지 가서 잠시 본 뒤에 다시 부대로 들어가던 아들을 본 게 불과 며칠 전인 것 같았다. 그런데 벌써 전역일이 309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래 저래 8개월을 보낸  셈이다.


다행히 친구 놈은 첫째도 보낸 적이 있으니 하나 보낸 나보다 어련히 더 알아서 잘할 테지만, 아무튼 이 삼복더위에 입대할 녀석을 보고 있을 친구네 부부의 마음이 적지 않게 착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같아선 녀석을 불러 저녁이라도 한 그릇 사 주고 싶지만, 가족끼리의 마지막 저녁 시간을 방해할 순 없는 일이다. 사실 마음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돈만 한 것이 없다. 이럴 때 선물을 하는 건 그다지 바람직한 일이 못 된다. 그래서 얼마 안 되는 금일봉을 친구의 계좌에 보냈다.


내일 그 멀고 먼 논산훈련소까지 갈 친구 아들의 마음은 지금 어떨까 싶다. 운전해서 거기까지 가 녀석만 쏙 빼놓고 돌아올 마음이 어떨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비가 안 왔으면, 그리고 이왕이면 내일 하루는 덜 더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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