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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10. 2024

소설을 써야 하는데…….

2024년 8월 10일 토요일, 낮 최고기온 35도, 습식 사우나식 폭염 경보 발령


맑음, 흐림, 갬, 비 그리고 눈 따위의 틀에 박힌 날씨를 적기 싫어서 이렇게 적어 봐도 별 다를 게 없다. 어제도, 그저께도 낮 최고기온이 35도에서 1~2도 왔다 갔다 할 뿐이고, 습식 사우나식의 폭염 경보가 발령되었다는 것도 똑같다. 일상이 늘 똑같은 게 당연한 일이듯 날씨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하긴 매번 달라질 뭔가를 기대한다는 건 아직도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겠다.


시각은 6시를 넘어섰다. 조금 있으면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다. 그 말은 곧 지금 이 시각은 뭔가를 새로 해야 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던 것도 마무리 짓고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각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여기에서 뭘 하고 있는 것인가? 소설을 써야 하는데 귀찮다는 생각이 좀처럼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솔직히 귀찮은 일이 맞긴 하다. 1주일에 1편씩 소설을 쓴다는 건 더더욱 그런 것 같다. 다른 글이라면 몰라도 소설은 특히 더 그렇다. 1주일이 지나서 다음 회차의 글을 쓰려면 일단 앞에서 썼던 것들을 죄다 읽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실컷 쓰고 나서 같은 내용이나 꽤 유사한 표현을 반복해서 쓰고 말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설이라는 글이 그래서 쓰기가 더욱 어렵다.


오늘은 4화를 쓸 차례다. 1화부터 3화까지 일단은 차례대로 읽어야 한다. 그것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몰입해서 읽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다음 스토리를 그려나갈 수 있게 된다. 과연 오늘 안에 쓸 수 있을까?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더니 내가 지금 딱 그 꼴이다.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와 놓고서는 쓸까 말까, 하고 고민 중이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기성 소설가가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다. 만약 내가 소설가였다면 지금의 내 상태와는 관계없이 어떻게든 소설을 써야 할 테니 말이다. 그리 생각한다면 세상에 만만한 것은 그 어느 것도 없는 것 같다. 안 되겠다. 일단 조금은 쉬었다가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써야겠다.


그런데 방금 전에 이 글을 발행하려고 맞춤법 검사를 눌렀었다. 그런데 오류가 하나도 없다고 나왔다. 늘 안 좋은 것만 있는 게 인생은 아닌 모양이다. 별 것 아닌 것에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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