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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13. 2024

처서가 다가온다.

2024년 8월 13일 화요일, 낮 최고기온 35도, 폭염 경보 발령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잘 보냈다. 어쨌건 간에 이 폭염의 한가운데를 잘 지나왔다. 더운 걸로 따지면 아직 몇 시간은 더 남았으나, 그래도 오후의 어느 한 때만큼은 아닐 테다.


어딜 가든 에어컨과 대형선풍기 앞에만 사람들이 몰려들어 있다. 글쎄, 그 광경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마치 상대방의 숨소리를 듣기라도 하겠다는 듯 따닥따닥 붙어 앉아 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힐 정도다. 이런 날씨라면 가족도 귀찮기 마련인데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저렇게 부대낀 채 앉아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뿐이다.


과연 넋이 반쯤은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는 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마냥 폭염에 지친 탓에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툭 치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이는 데다 어떤 이들은 말만 걸어도 퉁명스럽게 내뱉을 것 같다.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고 민감한 것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가히 이 정도면 날씨가 사람의 성격을 바꾸고도 남을 만하다.


누군가가 꽤 희망적인 얘기를 했다. 어느새 입추도 지났다고 했다. 또 대략 열흘만 있으면 모기의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라고 하면서 이제 이 지긋지긋한 폭염도 1주일 남짓 남았을 거라고 했다. 과연 그의 말처럼 그리 될까? 솔직히 다른 건 바라지 않는다. 낮엔 얼마든지 더워도 되니, 저녁만이라도 기온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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