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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14. 2024

사라진 열대야

2024년 8월 14일 수요일, 낮 최고기온 34도, 폭염 경보 발령


어제 오랜만에 에어컨을 틀지 않고 잤다. 그다지 시원하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열대야로 잠을 설칠 정도도 아니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싶었다. 사실 낮에 더운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여름엔 더워야 제 맛이 아니던가? 밤에만 견딜 만하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너무 더워서 잠을 못 이루면 다음 날에 지장이 있을 테니까.


그나마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건 아닌 모양이었다. 밤 사이에 더웠거나 혹은 동이 터 오는 동안 기온이 상승한 탓인지 일어나 보니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하며 또 하루를 바쁘게 움직였다.


오늘은 인터넷 A/S 기사가 집으로 오는 날이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고 며칠 전부터 아내와 딸이 불평을 쏟아냈다. 메인으로 데스크탑을 쓰고 있는 아내가 점점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딸은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으면 자주 끊긴다고 한다. 어지간해선 기사를 안 부르는 편인데, 100일도 채 남지 않은 딸이 그렇게 말하면 지체 없이 움직여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가 와서 이런저런 말을 쏟아냈다. 그런데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대충 그렇게만 알아들었다. 메인으로 쓰는 데스크탑의 랜카드가 작동하지 않는다, 딸이나 아들 방에선 인터넷을 와이파이로 연결해도 신호가 약하니 공유기를 써야 한다고 말이다.


이런 빌어먹을 일이 있나? 랜카드가 고장 났다는 것보다 이 짧은 일기 속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외래어와 영어가 쓰였는지 모르겠다. 심히 문제가 많다. 이걸 나 혼자 고쳐 쓴다고 해결될 일이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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