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Aug 19. 2023

'작가'라는 호칭

열일곱 번째 글: 작가 VS 소설가, 시인, 수필가

이곳에 계신 54,000명의 이웃님들에게는 '작가'라는 호칭을 붙여 서로를 지칭하곤 합니다. 처음부터 다음 브런치스토리 작가님을 모십니다,라는 광고 탓이 크다 하겠습니다. 응모해서 단번에 입성하신 분이 있는가 하면, 수 차례 탈락한 후 들어오신 분들도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은 이 '작가'라는 호칭이 너무 남발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문학 작품이나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


국어사전에서 작가를 정의한 내용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정도만 더 추가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바로 사진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재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란, 문학 작품이나 그림, 조각, 사진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입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라 해석해 보자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에게 '작가'라는 호칭을 붙이는 건 지극히 당연한 처사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볼 점이 있긴 합니다. 매일 같이 올라오는 이 많은 글들을 과연 '예술품'이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정말 잘 쓴 글이라고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든 못 쓴 글이라고 외면을 받든 여기에 올라오는 이 많은 글들은 제가 보기엔 분명 예술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 활동과 그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사전에서는 예술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다음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을 작가라고 부르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작가'라는 호칭의 사용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생각을 해볼까 합니다. 전 솔직히 개인적으로(맞습니다, 이건 지극히 사견이라 맞다, 틀리다, 자체를 논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을 겁니다) '작가'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말을 아무에게나 붙여선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일반인이든, 가수든, 운동선수든, 배우든 간에 1권의 책이라도 출간하기만 하면 그에게 '작가'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은 적절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는 데 있어서, 전문적인 작가 이외의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할 만큼의 장벽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작가라는 호칭이 조금은 더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다음으로 생각해 보고 싶은 점은 작가라는 말 대신 정확한 용어로 지칭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소설을 쓰는 사람에게는 '소설가', 시를 쓰는 사람에게는 '시인', 수필을 쓰는 사람에게는 '수필가'라는 이름을 붙여줘야 이치상 맞다는 얘기입니다. 소설 작가, 시 작가, 수필 작가라고 부르진 않으니까요. 물론 뭉뚱그려 표현했을 때 '작가'라는 한 마디로 해결이 되겠지만, 그러면 굳이 장르별 명칭이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여기서 크게 착각하는 한 가지를 짚었으면 합니다. 바로 '에세이스트'라는 호칭입니다. 분명 이것은 잘못된 언어 사용 습관에서 기인합니다. 만약 에세이스트라는 말이 통용되려면, 마찬가지로 노벨리스트, 포이트가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왜 '수필'이라는 좋은 우리말을 두고 굳이 '에세이'라는 말을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것도 문화 사대주의의 한 병폐가 아닌가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예비군 훈련장에서 글 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