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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24. 2023

타인을 치유하는 글쓰기

스물두 번째 글: 글은 치유 효과가 있어야 한다.

글쓰기에는 다양한 효과가 있겠지만, 오늘은 치유적인 효과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이런 측면에 한정해 글쓰기의 목적을 얘기한다면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을 편의상 1차적 목적과 2차적 목적으로 명명하려 합니다.


먼저 글쓰기의 1차적 목적은 자기 치유입니다. 글쓰기는 무엇보다도 자기 스스로를 치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과거의 어떤 일을 통해 입게 된 심리적인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았거나 무의식적으로 억압된 어떤 것들이 있다면, 살아가는 내내 우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제때에 치료되지 못한 이런 상흔은 대인 관계 및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참된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도 장애물이 됩니다. 바로 이런 현재의 모습을 개선하는 효과가 글쓰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우리가 답답한 것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해방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과거의 주로 불쾌했던 경험이나 현재의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글을 쓸 때에도 우린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아마도 평소에는 다가갈 수 없었던 무의식의 층위에까지 도달해야 진정한 글쓰기가 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무의식에 잠재해 있던, 억눌려 있던 감정적인 찌꺼기들을 만나게 되고, 철저한 자기 내면과의 만남이 이루어져야만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과정 속에서 글쓰기는 글을 쓰는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치유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글쓰기의 2차적인 목적은 타인을 치유하는 효과입니다. 누군가가 쓴 글이 타인에게 공개되면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게 되거나 마음의 안정을 얻을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그 글 속에 나타난 심리적인 감정에 읽는 사람들이 공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 바로 이 공감을 통해 그 글을 읽는 사람 역시 자신의 무의식과 조우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 어느 누구도 이런 타인을 치료하려는 목적으로 글을 쓰진 않을 것입니다. 다만 글이라는 것 자체가 이런 속성을 지니고 있기에 글을 쓰면 저절로 타인에 대한 치유 효과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의 글을 읽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깊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경우와 그다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다는 것은 당연히 독자의 치유가 불가능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이 글은 긇을 쓴 사람만 치유하는 단계에 그친 글입니다. 반면에 공감대가 형성된 글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므로 이런 글은 치유의 효과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글을 쓸 때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면, 글을 쓰는 동안 감정에 있어 어떤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면 그 글은 글로서의 가치가 없는 글이 됩니다. 글의 '길고 짧음'이나 장르에 관계없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때 그것이 곧 글이 되는 것입니다.

그 어떤 글이든 글을 쓴다는 것은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자아를 만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것은 '참 나'를 찾아가는 또 다른 여정이 되는 것입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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