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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an 13. 2024

난 주말이 싫습니다.

066.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기다립니다.

평일 동안 열심히 일을 했으니 그들에게도 쉬는 날은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난 주말이 싫습니다.

40km 남짓 떨어진 서로 다른 두 곳에 있는 나와 당신이

우연으로라도 마주칠 가능성이 조금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난 주말이 되면 우울해지곤 합니다.

그저 메시지에만 의존한 채 당신의 흔적을 느껴야 합니다.

내가 보낸 메시지를 읽은 당신이

내게 답장을 보냈을 때

비로소 난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답장이 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당신의 근황을 알 수 있으니까요.


밥은 제대로 차려서 먹었는지

당신이 좋아하는 달달한 커피는 마셨는지

혹시 어떤 일로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당신이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당신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늘 당신에게 열려 있는 내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난 월요일을 기다립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한 번이라도 마주칠 수 있는 그날을 말입니다.


내게 월요일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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