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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an 24. 2024

글을 쓰려면 손을 계속 움직여라.

004.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 본 책, 25쪽

 



나탈리 골드버그라는 사람은 참 신비스러운 사람입니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면서 또 굳이 따지자면 글쓰기 강사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녀가 소설도 쓰고 시도 쓰지만, 저는 지금까지 그녀가 쓴 소설이나 시를 읽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미국 내에서는 그다지 유명세 있는 작품을 생산해 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서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은, 그런 그녀가 쓴 글쓰기 책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번역되어 팔려나갈 정도로 유명하다는 것입니다. 무려 백만 부가 넘는 책이 팔렸는데, 그 탓인지 그녀의 다른 몇 권의 저작들은 인터넷 서점에서도 검색하면 거의 대부분이 절판된 상태입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세세한 기술을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와 관련한 그녀의 책을 읽으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부터 드는 게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으니까요. 그러면 뭘 가르치는지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그녀의 책은, 글쓰기와 관련한 태도, 자세, 마음가짐 등에 대해서 줄곧 이야기합니다. 글이 쓰고 싶어 미칠 정도인 사람들은 분명 그녀의 책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 말은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읽어 본 200권이 넘는 국내외 저자의 글쓰기 관련 책 중에서 이 책이 단연 으뜸이라고 말입니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손을 계속 움직이라고 말합니다. 방금 쓴 글이 이상하지 않는지 다시 한번 읽어보기 위해 멈추지 말라고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 글을 조절하기(고치기) 위해 머뭇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백 번 천 번 옳은 말입니다. 여기에서 나탈리 골드버그가 말한 표현 중에서 '머뭇거리게 된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도 우리에게 글을 쓰라고 한 적도 없고, 마감 독촉에 시달리고 있는 건 아니라고 해도, 글을 쓸 때에는 멈추면 안 됩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 '멈춤'이 몇 번만 반복되면 글을 끝맺을 수도 없을뿐더러 종국에는 글이 쓰기 싫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우선은 써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차피 독자가 혹은 여기 같으면 이웃 작가님들의 제가 쓴 글을 읽을 때에는, 글을 쓰는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 말은 한 편의 글을 먼저 완성해 놓고 그때 고치려(조절하려) 해도 늦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이고, 지나치게 사적인 의견입니다만, 막 써 나가는 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글이 완결된 뒤에 읽어 봐도 그다지 고칠 만한 구석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다소 거만한지는 모르겠지만, 제 경우가 그러합니다. 저는 일단 쓰고 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손가락을 멈추지 않는다.


그 단순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손가락이 마구 날아다니게 그냥 내버려 둡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손가락의 움직임이 제 사고의 속도를 능가할 수는 없으나, 최대한 쓸데없는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게 하기 위해 손가락을 멈추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방법이 글쓰기 방법 중에서 정말 탁월하고 좋은 방법이라는 말은 감히 못 하겠습니다. 사람마다 생각과 행동방식이 다르듯 글을 쓰는 방식도 획일화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다작'을 목표로 글을 쓰는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아마도 나탈리 골드버그가 아닌가 싶습니다. 글을 쓸 때에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앞만 달려 나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아울러 혹시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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