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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an 30. 2024

그냥 그 자리에 있으세요.

086.

매번 내가 남겨놓는 메시지가

부담스럽지 않은지 묻고 싶네요.

내게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표현이지만,

그걸 당신에게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람의 마음을 타인이 마음대로 할 순 없는 것,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스며들어야 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면,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그 세월의 힘을 이길 순 없는 것이지요.


과연 지금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요?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하니,

내가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한 한 티를 내지 않으려 해도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은 숨길 수가 없지요.

그래서 지금

내가 당신에게 묻는 겁니다.

내가 보내는 이런저런 메시지가 귀찮지 않은지,

나라는 사람의 존재가 신경 쓰이지 않는지를 말이에요.


이번엔 또 한 번 내게 묻습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요?


그럴 가능성은 없을 거라고 확신하지만,

난 당신이

당신이 가진 모든 걸 버리길 바라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그만한 의미가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그러면 그저 당신과

사랑 한 번 해보고픈 속된 욕망만 가진 걸까요?


그 어느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난 그저 당신이

지금처럼 그 자리에 있으면 싶을 뿐입니다.


어차피 당신 허락 없이

나 혼자 시작한 감정의 놀이이니

언젠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나만 제자리로 돌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이게 아마도

지금 내가 가진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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