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어나자마자 무척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오늘은 당신을 덜 생각했습니다.
내일로 다가온 개학식,
귀대를 앞둔 아들과의 마지막 몇 시간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며칠 뒤에 다시 볼 수는 있다고 하지만,
역에 마중을 나가던 그 기분과
아들 배웅한다며 가던 그 느낌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역으로 가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 옵니다.
한 손에는 아들이 가지고 갈 짐을 들었지만
손에서 전해지는 그 무게감보다도
아들을 보내고 혼자서 돌아와야 할 그 적적함이 벌써 밀려들기 시작합니다.
제시간에 미끄러지듯 열차가 들어와 우리 앞에 섰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열차에 오릅니다.
출입문이 닫히자마자 열차가 출발한다는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천천히 플랫폼을 빠져나가는 열차를 보니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가장 마지막 객차의 뒤꽁무니를 쳐다보다 주변을 둘러봅니다.
순식간에 텅 비어 버린 플랫폼이 덩그러니 눈에 들어옵니다.
마음에 한 차례 바람이 들이칩니다.
어떤 식으로든 오늘이라는 시간은 또 이렇게 지나갑니다.
이제 내게는 다가올 내일이 놓여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당신 생각이 났습니다.
그건 아마도
드디어 내일이면
당신을 볼 수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한 번의 설렘과 기대를 갖고 내일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