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 내가
다시 당신을 만날 수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현생의 부부는 전생의 원수지간이란 말이 있지요?
그렇다면 지금의 당신과 나는
전생에 어떤 관계였을까요?
과연 어떤 관계였기에
그 많은 곳 중에서 하필이면
당신이 여기에 살고 있고,
또 난 이곳으로 오게 되었을까요?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 당신과 인연을 쌓아야
다음 생에 또 한 번 만날 수 있을까요?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이 지나는 동안
몇 번이고 당신과 내가 스쳐 지나가도
서로를 못 알아볼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언젠가는
그때의 당신이 지금의 당신이었음을
알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때는,
너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왕이면 내가 네다섯 살쯤 많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지워진 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나는 당신이면 좋겠습니다.
내 앞에 다시 나타난 인연이
그렇게도
만나고 싶어 했던 당신이었으면 합니다.
그곳이 어디든 간에
먼 훗날 당신과 만나 인연을 이루고
서로 사랑하게 되기를,
그리고
평생을 바라보며 같이 늙어가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난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