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습니다.
난 당신이
한 나흘 정도 푹 쉬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처한 환경을 모르니
그걸 바라는 게 무리인지도 모릅니다.
난 당신이
명절증후군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눈치 없는 식구들에 둘러싸여
하루 종일 기름 냄새만 맡지 않았으면 합니다.
금세 상을 차려 내오고
다시 정리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난 당신이
딸밖에 없으니
더 늦기 전에 아들 하나 더 낳으라는
정신 나간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 아들은 밖에 나가서
뼈 빠지게 돈 벌어오느라 고생하는데
살림은 왜 늘 그 모양이냐는
터무니없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합니다.
난 당신이
온 가족이 일을 공평하게 나누고
각자 맡은 일을 불평 없이 해내는
그런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난 당신이
시가에서 하루를 보내고
본가에선 이틀을,
그리고 남은 하루는 집으로 돌아와
두 발 쭉 뻗고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난 당신이
근심 없는 명절을,
고통 없는 명절을 보내고
행복하게 기쁘게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