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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Feb 08. 2024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094.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습니다.

난 당신이

한 나흘 정도 푹 쉬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처한 환경을 모르니

그걸 바라는 게 무리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명절증후군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눈치 없는 식구들에 둘러싸여

하루 종일 기름 냄새만 맡지 않았으면 합니다.

금세 상을 차려 내오고

다시 정리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난 당신이

딸밖에 없으니

더 늦기 전에 아들 하나 더 낳으라는

정신 나간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 아들은 밖에 나가서

뼈 빠지게 돈 벌어오느라 고생하는데

살림은 왜 늘 그 모양이냐는

터무니없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합니다.


난 당신이

온 가족이 일을 공평하게 나누고

각자 맡은 일을 불평 없이 해내는

그런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난 당신이

시가에서 하루를 보내고

본가에선 이틀을,

그리고 남은 하루는 집으로 돌아와

두 발 쭉 뻗고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난 당신이

근심 없는 명절을,

고통 없는 명절을 보내고

행복하게 기쁘게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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