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런던이었다
분위기는 좋지만 도시의 소음은 싫기에 에어팟의 소리를 높였다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우비를 쓴 배달기사가 오토바이를 타고 내 눈앞에 스쳐갔다
그 찰나의 순간에
‘어딜 가나 먹고사는 인간의 모습은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이 끝남과 동시에 왼쪽에서 어떤 쎄한 느낌이 들었다
옆을 돌아보니 그 오토바이 기사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이 부딪혀 쓰러졌다
둘 다 정신없이 지나가느라 얼굴을 붉힐 새도 없이
멀쩡한 서로를 확인하고 어깨를 토닥여주며 다시 각자의 자리에 오른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출발한다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사소한 것이라도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것은 작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작은 것을 멸시하는 사람은 반드시 흔들리고 말 것이다
작은 것부터 감사하게 생각하며
오늘 내게 주어진 평범한 하루도 어쩌면 마지막 날일 수도 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야겠다
2023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