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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Mar 14. 2023

어찌 이리 나약한지?!

  요즘 세상에 운전면허가 없다니? 사람이면 운전을 하고 다닌다. 겁이 많은 건지, 삶에 애착이 남다른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아직 운전을 못한다. 키가 조금 큰 편에 속해서 다리 길이가 허락해서 겨우 자전거는 타지만 자전거도 전방에 움직이는 차가 보이면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핸들이 좌우로 심하게 요동을 쳐서 바로 내려버린다. 뿐만 아니라 백 미터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대기 중일 때도 심장소리가 밖에서 들리는 듯 요동을 쳤다. 초등학교 다닐 때도 학급에 누군가가 분실을 하여 찾느라고 검사를 하거나 하면 아무 죄도 없이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콩거렸었다. 주변 친구들도 그러나 살폈지만 내가 유별난 걸 확인하곤 했다.


  언젠가부터 책 한 권을 쓰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그 시작이 브런치란 곳에 글을 쓰는 것이었다. 글을 쓰면서 강박처럼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표면으로 드러나든 속에서 울어나 든 깊은 울림이 있으려면 진한 에피소드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TV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도 스펙터클한 에피소드가 있어야 그 드라마가 흥미롭고 계속 시청하게 된다. 그런 인과성을 생각할 때 글을 쓰려면 질풍노도의 삶이 그 기본으로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자 겁쟁이의 심정이 살살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힘든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의 하소연은 "내 인생을 책으로 썼으면 대하드라마였다."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런저런 생각이 들 때면 겁쟁이는 책을 안 쓰고 말지 싶은 생각이 슬그머니 들곤 한다. ^^


  소소하게 생활 속에서도 조심성인지 필요이상의 걱정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생일날이라도 시험일이면 미역국을 안 먹는다. 모르면 몰라도 알고는 꼭 지킨다. 어쩔 땐 이런 것까지 해야 되나 싶을 때도 있다. 불필요하게 많이 알게 되어 스스로도 좀 과하다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는 건 꼭 지킨다. 시험을 앞두고 조심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시험일 일주일 전부터 계란을 안 먹었다. 아이가 셋이라 번갈아가면서 시험을 치를 때면 초 긴장 상태로 조심 또 조심하면서 지내곤 했었다. 스스로도 좀 과하단 걸 의식하면서 원인이 뭘까를 생각하곤 했다.


  이렇게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남다른 사람이 나다. 그런데 그런 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용기가 발동하곤 한다. 누군가는 꼭 해야 되고 반복되었을 때 여러 사람들이 힘들어지는 뭐 그런 상황 앞에서 난 내게 돌아올 피해 따위는 걱정하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사람이다. 직접적으로 내게 손해가 나거나 그런 일이 아님에도 다른 누군가가 특히 힘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예상될 때 많은 사람들은 조용히 침묵하곤 하는 일들도 난 그들을 대변해서 할 말을 한다. 나의 행동으로 피해를 면하게 된 사람들은 내게 고마워하지만 난 꼭 그들을 위해서 나서는 것만은 아니다. 내가 불편해서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나도 알 수 없는 나를 누군가는 알 수 있을까? 양면성이라고 하기도 모호하고 일관성이 없다고 말하기도 모호한 나의 이런저런 면면을 누군가는 속 시원하게 얘기해 줄 수 있을까? 겁쟁이로 일관하든지 아님 매사 삶에 대한 집착 같아 보이는 행동을 하지 말고 대범하게 행동을 하던지 둘 중 뭐라도 한 가지만 해야 맞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들과 살면서 이런저런 면들을 힘들어하고 알 수 없어하지만 알고 보면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를 잘 모를 때가 더 많다. 그리고 남보다 나를 바꾸는 것도 만만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스스로를 인정하고 어떤 면들에 취약한 것까지 받아들이면서 굽이굽이 살아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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