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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궁무진화 Jul 07. 2024

최선을 다해, 멋지게 졌기에 새로운 세계가 시작됐습니다

2024 칸 라이언즈 영라이언즈 필름 디브리프

2024 Cannes lions Young Lions
목차
1. 한국의 크리에이티브 VS 칸의 크리에이티브의 차이점
2. 앵글 속 전술보다, 앵글 밖 편집적 독창성을 요구하는 칸 라이언즈 필름 감수성
3. 심사위원은 '잘' 전달하는 영상을 원치 않았다. 그들은 '확' 전달되는 필름을 원했다.
4. 창작 인사이트 : 정반합은 타협이 아닌 하나의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해야 한다.
5. 상을 수여하고 평가함에 권위를 갖고 있는, 영미권 필름 감수성 체득의 장
너 영상 속에 나오는 그 남자구나! 너무 반가워.
너희 작품은 유력한 shortlist 후보였고
오프닝시퀀스는 모든 작품 중 단연코 최고였어.
하지만 우리 디브리프 때 더 많은 이야기를 해보자.
필름 심사위원 대표 Corinna Martínez
"너희 작품은 유력한 shortlist 후보였고 너희 오프닝시퀀스는 모든 작품 중 단연코 최고였어. 하지만, 오프닝의 에너지가 중간 예시들의 나열로 사라지면서 예상가능한 flat 필름이 되고 말았어. 그래서 너희 작품은 수상할 수 없었어. 너희 필름은 미학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앵글 속 화면이 훌륭했지만 앞으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더 독창적인 방법을 시도하기 바랄게."


이번 2024 칸 라이언즈 영라이언즈 컴퍼티션(Cannes lions Young lions competitions) 필름부문 수상자가 발표되고 나서 아쉬움에 발길을 돌려 돌아가던 중, 한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반갑게 웃으며 말을 건넨 이는 다름 아닌 필름 심사위원 대표 Corinna Martínez였다. 영상 속 너를 기억한다면서 그녀는 우리의 작품에 대해 신나는 목소리로 이야기하였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꼭 디브리프 때 보자는 말을 건넸다. 그리고 우리는 디브리프 때 그녀와 더 자세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이 대화를 통해 무수한 인사이트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 필름 컴퍼티션을 준비하고 디브리프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한국의 크리에이티브 VS 칸의 크리에이티브의 차이점

: 타겟층을 겨냥한 앵글&소품의 전술적 기획 VS 전혀 딴소리 같은 특이한 스토리라인
: 앵글 속 전술 VS 앵글 밖 편집 독창성
: 한국 필름팀 크리에이티브 : 타겟을 겨냥한 영리한 전술적 기획
: 칸이 요구한 크리에이티브 : 독창적인 스토리와 독창적인 전달법

우리가 구상한 영리한 기획요소는 그들에게 크리에이티브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클라이언트 주요 타겟인 GenZ에 초점 맞춰 세로 앵글과 해시태그, 프린팅 굿즈 및 타투 요소 등을 활용해 앵글 안을 구성하였지만 우리의 크리에이티브는 앵글 속 전략(stragty)에 가까웠고, 심사위원들의 크리에이티브(creative)는 순전히 앵글 밖 연출들, 독창적 스토리라인을 의미했다.


2. 앵글 속 전술보다, 앵글  편집적 독창성을 요구하는 칸 라이언즈 필름 감수성

특히 영라이언즈 컴퍼티션 필름부문에선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법/형식의 독창성을 크게 요구했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한 앵글 속 크리에이티브는 앵글 밖 스토리라인의 진부함으로 인해 큰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예상한다. 전술적으로 앵글 안을 채우고자 노력했지만 심사위원들은 더 큰 틀에서 '얼마나 본 적 없는, 진부하지 않은 전달법을 사용하는가?'에 집중하여 shortlists를 선별했고 수상한 작품들은 모두 캠페인(campaign)적 구성이 아닌 특유의 스토리라인으로 구성된 필름(flim)의 깔이었다.


퍼즐이 맞춰지는 줌 세션(Zoom session) 정보들
: 안전한 선택은 크리에이티브를 죽인다.
: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하는 것과 기억에 각인될 독창적 only one을 만드는 것의 차이.
: 잘 전달하는 캠페인이 아닌 확 전달되는 필름
: 빠와 까를 동시에 만들어낼 '미움받을 용기'의 차이

글로벌하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는 정보의 전달에 있어 매우 친절한 방법을 택했다. 영어 나레이션과 자막을 넣었고 간결한 메세지에 해시태그, 초반 아이캐칭 시퀀스 이후 미학적으로 완성된 예시영상들을 나열함으로써 우리의 메세지가 '잘' 전달되도록 영상을 구성하였다.

make history this is your moment 슬로건이 인상적이었다.


3. 심사위원은 '잘' 전달하는 영상을 원치 않았다. 그들은 '확' 전달되는 필름을 원했다.

아이캐칭 후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정보 전달 영상이 아닌, 자신들만의 Only one적 독창적 이야기로 시작과 끝을 맺으며 뷰어들에게 각인되는 필름을 요구했다. 이 점을 디브리프 이후 알게 되면서, 생각보다 우리 팀은 용기가 없었음을 체감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둥글둥글한 안전한 영상에서 벗어날 용기가 부족했던 것이다.


꽤 한 부분이 비었지만 꽤 다른 부분이 뾰족하여 누군가는 정말 좋아하고 누군가는 자기 깔이 아니라며 보지 않을 독특한 영상을 만들 용기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안전한 선택을 했고 둥글한 영상으론 결코 칸에서 특이점을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인사이트는 당장의 현업에서도 매우 유효한 아이디어였다. 언제나 화제를 몰고 오는 핫이슈엔 언제나 '빠와 까'가 동시에 발생했다. 필름 자체 특유의 매력이 딥하게 존재해야만 딥하게 좋아하는 뷰어가 발생하고 그들의 행동과 바이럴로 필름의 생명력은 활활 타오르게 되는 것이다.


4. 창작 인사이트 : 정반합은 타협이 아닌 하나의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해야 한다.

: 완벽을 향한 싸움은 멈춰 선 안된다 : 분란도 감안코 더 완벽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열정과 집념
: 영리한 싸움꾼의 필요성 체득 : 분란도 일정 수준 이상 넘어갈 경우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을 준다.
: 싸움도 한번 싸울 때 효율적으로 많은 요인들을 다루면 좋고 단계별로 정해놓고 싸우기.


서로가 하나인 연출 중 한 개를 포기하고 한 개만 살릴 경우 그 연출이 가진 효과, 특히 컨셉의 맛이 사라질 수 있음을 체득할 수 있었다. 고로 정반합으로 새로운 하나의 작품이 될 경우, 그 합은 매우 치밀하고도 영리하게 새로운 연출법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being_yourself #becoming_man의 영상 속 예시 인서트컷이 중반 이후 순차적 나열이 아니라, 오프닝 시퀀스 속 진화의 한 과정으로서 새로운 남성성의 태동을 보여주는 순간순간의 장면으로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플립(flip) 인서트로 들어간다음 마지막 새로운 진화의 이미지를 보여줬더라면 더욱 하나의 작품으로 살아 숨 쉬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든다.


5. 상을 수여하고 평가함에 권위를 갖는, 영미권 필름 최고 감수성 & 기준 체득

: 최선을 다해졌기에 얻을 수 있는 상처와 기회
: 앞으로 준비하고픈 원동력
: 지금껏 지나온 행적에 대한 확신 그리고 새로운 자신감
: 국내에선 얻지 못할 감수성의 실체 파악

듣기로만, 이론적으로만 생각하던 것은 어림짐작에 불과했다. 직접 시간과 땀을 들여 부딪혀봐야만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고 얻게 되는 체득의 지식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이런 인사이트는 절망과 허탈의 상흔과 새살이 돋는 치유의 감정들로 깊게 정신 속에 각인된다,


그런데 이를 순간의 경험과 기억으로 치부해선 안된다 생각했다. 이번 2024 영라이언즈 컴퍼티션의 필름 대회로 이러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현 지구상 딱 두 명, 나와 함께한 현준 조감독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미권이 최고로 치부하는 필름의 격과 기준을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며 감수성을 습득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느 아카데미에서도 여타 가르쳐줄 수 없는 진귀한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많은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과 감수성의 인사이트, 그리고 앞으로 더 창작하고픈 욕구에 불을 지필 수 있는 데에는 당시 48시간 동안 쏟아부을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 했기에 미련 없이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 라이언즈 컴퍼티션을 준비한 기간과 48시간의 치열한 시간 속 모든 순간을 불태우며 최선을 다한덕에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지평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2024 영라이언즈 컴퍼티션에서 '멋지게 최선을 다해졌기에' 새로운 욕구와 미션을 가지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부분을 채워 다시금 도전하면 될지 알 수 있는 최고의 수련장이었다.

영라이언즈는 필름 감수성의 확연히 다른 실체를 온몸으로 체득할 수 있던 최고의 인사이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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