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리집은 딸구네다

by 나른한 뱃살

철수가 사는 집은 철수네다.

영희가 사는 집은 영희네다.

이상하다면 이상한 게

이 작명법에서

철수네 영희네에 계신

어른 성함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집은 딸구네다.

딸자 돌림 다섯 딸구들이 산다.


첫째, 딸기

둘째, 딸꾹이

셋째, 딸랑이(가끔 ‘랑이‘라고 부른다)

넷째, 딸콩이(가끔 ‘콩이‘라고 부른다)

다섯째, 딸님이(가끔 ‘님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우리집은 딸구네다.

얘들과 함께 사는

우리 부부의 성함은 중요하지 않다.


왼쪽부터 딸기와 딸꾹이




우리 부부는 이 딸구들과

도합 25년 넘는 시간을 함께 했다.

그 시간의 두께 속에는

녀석들과 함께 한 겪음이

두툼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금 우리 첫째와 둘째는

무지개다리 너머 저기에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삶 안에 함께 있다.


그래서

우리 이야기에서 시간의 선후는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도 시간순으로 정리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 딸구네의 겪음에

문득문득 새겨졌던

웃음, 울음, 깨침과 배움 등을

함께 나누기를 바랄 뿐이다.


참고로 이야기에 따라

화자가 남편일 수도 아내일 수도 있고

특별히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


왼쪽부터 딸랑이, 딸콩이, 딸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