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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읽는남자 Jul 16. 2023

브런치에 1년간 글 쓰고 느낀 점

2022년 7월에 브런치 작가 승인 이메일을 받았으니까 딱 1년째다.


그동안 쓴 글을 보니 90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무조건 양에 집중을 했다. 많이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일단 쓰고 올리고 콘셉트 바꿔서 또 쓰고 업로드했다. 글쓰기 근육을 키우고 습관도 만들고 싶었다. 집에서 쓰고 밖에서도 쓰고 회사에서도 점심시간 조용히 회의실에 들어가 쓰는 등 이것저것 시도하고 장비도 사고 하여튼 많이 움직였던 것 같다.


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가시적인 성과라고 하면 두 가지가 생각난다. 브런치 메인에 걸린 것과 다음 포털 직장IN 카테고리 메인에 노출된 것이다. 조회 수가 폭발해서 기분이 좋았었는데, 그뿐이었다. 구독자로 연결되지도 않고 다른 글들이 연쇄적으로 인기를 끌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서 내 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디든 메인에 노출이 되면 구독자가 늘고 그 이후 콘텐츠들도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나는 너무 1회성으로 끝이 났다. 분명히 궁금해서 클릭은 했는데 ‘에이 뭐야’ 하면서 그냥 휙 나가버렸다고 생각했다.


식당에 비유하자면 이렇다. 새로운 식당이 오픈을 했다. 손님이 호기심에 방문을 한다. 음식을 먹었는데 맛이 없다. 재방문하지 않는다. 별점도 주지 않았다. 오픈 빨로 손님이 왔으면 다시 또 오게 하거나 다른 메뉴에도 관심을 가지게 했어야 하는데 내가 준비한 음식은 그걸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 가게는, 내 글에는 문제가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해 보기로 한다.


내 글은 주로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체로 진행이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최근까지 매일 읽고 있는 책이 동기부여, 자기 계발서라 내가 공감하고 느낀 점이 오롯이 글에 반영이 되었다. 직장인 여러분 이렇게 있다가 다 죽습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꿈을 가지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렇게 저스트 두 잇을 외치고 있으니, 밑반찬은 너무 뻔하고 다른 가게와 차별성은 없고 국은 짜고 밥은 설익은 것을 내놓았다. 손님이 다시 올 리 없다. 궁금해서 들어온 손님도 금방 다시 나간다.


그러면 어떻게 써야 될까. 에세이를 사서 읽기 시작했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읽으니 책에서 답이 보였다. 그래 이렇게 써야 한다. 어느 책은 지금의 나와 똑같이,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역시 공감이 되질 않았다. ‘이 작가 뭐 하는 사람이길래’ 하고 약력을 찾아보게 된다거나 이럴 거면 그냥 제대로 된 심리학자 책이나 자기 계발로 성공한 사람 글을 읽지 뭐 하러 아무것도 아닌 에세이스트 글을 읽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글의 문제점을 찾았다. 그리고 다시 쓰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물론 백종원 선생님을 만나서 컨설팅을 받고 문제점과 개선점을 알아냈다고 해서 장사가 무조건 잘 되는 것은 아닐 터,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고 손님을 받아 보면 안다. 그렇게 하나씩 수정하고 발전시켜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꾸준하게 계속 글을 쓰는 것. 근육을 계속 키워나가면서 모르는 건 배우면 되고 부족한 건 채우면 된다. 나는 경험으로 배우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이게 단점이 너무 느리다. 예를 들어서 내가 쓴 글을 합평을 받고 누군가 알려준 대로 차근차근 시작을 했으면 이런 시행착오를 격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글쓰기를 한두해하고 말 것도 아니라면 천천히 경험으로 배워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마음도 있다. 수학 문제를 끙끙대며 오래 가지고 있다가 해결할수록 깊게 정답이 새겨지듯이 아직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 계속 쓰는 게 중요하다.


내가 생각한 문제점과 개선점을 보완해서 다시 쓰고 그러다가 보면 노출의 기회가 올 것이고 그때 사람들의 평가를 제대로 받아서 맛집으로 소문나면 된다. 어떤 가게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문전성시다. 메뉴도 몇 가지 없는데 티브이에도 나온 가게도 있다. 솔직히 부럽다. 하지만 나도 열심히 메뉴 개발하고 재료에 신경 쓰고 맛에 집중하다 보면 손님들이 줄 서겠지.


1년째 되는 날이라는 의미 부여로 다시 재정비해서 연말 브런치 공모전을 준비하고 지금 창작의 날씨에서 진행 중인 글로 소득도 빨리 응모를 해야겠다. 아, 그리고 최근에 서울시 지하철 시 공모에도 아슬아슬하게 접수를 마쳤다. 그거 되면 2년간 내가 쓴 시가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붙는다. 역시 실력만 있으면 기회는 많다. 지하철 시 공모 접수 기념으로 시로 마무리해야지.


중요한 건 실력이요

끊지 않는 마음이며

배우려는 자세이고

일어나는 용기니,


너도 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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