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세이읽는남자 Jan 10. 2023

슬퍼하지 말자 원래 자리로 돌아간 것뿐

아, 슬프다 너무 슬프다.


어느 노래가사에 있었던 거 같은데, 정말 가슴에 구멍이 난 것 같이 시리다. 바람이 숭숭 나를 통과하는 것 같이 허전하고 차다. 이제 그대와 함께 했던 시간은 모두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인가. 매일 만나고 전화하고 손잡았던 우리의 추억은 중학교 역사책에 나올 법한 과거의 일이 되어 남일처럼 기억되고 잊히는 것인가.


옆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이제 앞으로 영영 없다고 생각하니 섭섭한 마음이 진하다 못해 죽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내가 먼저 이별을 말하긴 했지만, 붙잡지 않는 그대가 솔직히 야속하다.


그래, 그 마음 이해한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서로를 힘들게 했지. 심한 말다툼 그리고 배려 없는 행동들과 권태가 주는 이기심. 나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심하게 그리고 자주 상처를 안겼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는 나의 이상한 심리는 지금 우리의 이별에 대한 일기예보였지.


나는 어린애였고 성숙하지 못한 찌질이 변태 아저씨.


잘 가라 내 사랑.


나를 떠나 이제 꽃길만 걷길 바란다. 나는 한동안 그대를 잊지 못해 힘들겠지만 그 또한 나의 이기심일 뿐 어찌어찌 다시 잘 살아갈 테니 걱정 말고 부디 좋은 기억만 가득 안고 떠나라.


이 세상에 내것은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은 잠시 빌린 것일 뿐.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이별이 있고 이 세상도 잠시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톨게이트 같은 것.


이별한 모든 사람들아!


슬퍼하지 말자.


원래 자리로 돌아간 것뿐.

작가의 이전글 중독과 집착은 결핍의 증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