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으로의 초대
문득 돌아봅니다.
내가 언제 어떻게 하느님을 만나게 되었는지를…
아주 오래전 기억입니다.
눈부시게 맑은 일요일 아침, 오래된 성당 마당엔 초록색 잔디가 촘촘히 깔려 있습니다.
오랜만에 엄마 손을 잡고 성당에 온 일곱 살 언니와 다섯 살 동생은, 미사 시간이 지루해 몸이 꼬입니다. 그때 동생이 언니에게 눈짓을 보냅니다.
'밖으로 나가자'
조용히 성전 밖으로 나온 자매는 마당에서 수건 놀이를 하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먼발치에서 바라봅니다.
그때 대학생 여자 선생님이 다가옵니다.
“우리 같이 놀래?”
선생님은 쭈뼛대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 마당으로 이끕니다.
마당 끝까지 들렸던 우렁찬 성가대의 노래 소리와
싱그러운 풀냄새
그리고 동그랗게 모여 있는 아이들 사이를 도는 노란 수건 한 장이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저는 신앙 안에서 살려고 애를 쓰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느님을 떠날 생각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거창한 기적도, 드라마 같은 반전의 경험도 없습니다.
가톨릭신자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신앙의 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첫 문장을 꺼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