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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Oct 14. 2022

힘들지만 달리기를 하는 이유

10년간 러닝을 하면서 한강은 최적화된 러닝 코스라고 생각한다. 

  

-드넓은 강 위로 불어오는 강바람의 시원함

-간 건너편으로 보이는 빌딩과 도시의 멋들어진 조명들의 멋진 풍경

-언덕길, 숲길, 젊은이들이 많이 모인 큰 광장 등에서 맛보는 인간적인 풍미

-다양한 이웃들의 밝은 에너지


[It gives great Energy]

한강에는 운동러들이 꽤나 모이는 곳이라 달리는 것이 외롭지 않다.  

부부들이 나이가 들면 사이가 나빠서 서로 같이 다니지 않을 거 같은데 서로 손을 잡고 대화를 하며 걷는 부부들이 많다. 요즘에는 결혼하지 않는 청년들이 많다고 하지만 자전거를 타거나 같이 걸으면서 즐겁게 웃으면서 연애를 하는 남녀 연인들이 의뢰로 많다. 다정한 부부, 연인들을 보면 나에게도 그들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이 된다. 


주변에 어떤 사람과 같이 있느냐에 따라서 밝아지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는데 한강에는 밝은 에너지를 지닌 이웃들이 많아서 굳이 달리지 않더라도 같이 있는 것 만으로 하루 종일 방전되어 있던  에너지가 보충이 된다. 굳이 운동을 해야 몸이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밝은 이웃들 주변에 있는 것 만으로 정신과 몸이 건강해지는 말이 진리인듯하다.   


10년 전 라디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매일 5km를 달리는 70대 노인이 있었다. 노인에게 달리는 이유를 물어봤다.

"왜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달리세요? " 

노인은, 대답했다.

"달리면 심장이 띄고 심장이 띄면 피들이 온몸을 돌고 돌면서 몸에 생기를 주고 에너지가 솟아납니다,

오늘 힘들고 좌절해서 축 쳐졌던 마음들이 힘을 얻어 다시 부딪히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변합니다."


달리면 심장이 어느 순간부터 무섭게 발동하기 시작한다. 자동차에 가속이 붙어서 실린더들이 바삐 움직이는 것처럼. 사람들이 마약을 하는 이유는 마약을 하면 괴로운 현실을 탈피하고 자극적인 편안함 혹은 쾌락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달리기는 마약과 같다. 중독까지의 수준은 아니지만 달리는 1시간 동안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업무를 하면서 겪은 좌절감, 갈등, 자책감들이 모두 생각이 나면서 밖으로 빠져나가는 숨과 함께 뱉어져 나온다. 힘겨운 숨 가쁨을 견디면서 나를 괴롭게 했던 걱정거리들이 별거 아니었다는 깨달음의 시간이 된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었다.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무리하게 몸을 혹사시키고 관절의 조기 손상을 앞당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잘못된 운동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달리기를 해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왜 달리는지를, 달려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달리면서 심장이 펌프질을 하면서 숨이 가빠올 때의 극적으로 치솟는 짜릿함과 환희를 절대 알지 못한다. 달리고 난 뒤에는 채워진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서 내가 다시 청년으로 돌아간 걸까? 혹시 내 육체는 나이 들어가지만 내 정신은 아직 젊은 청년인가 하는 자아도취적 의심을 느낄 대도 있다. 


달리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지 못할 것이다. 어떤 운동이든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달리는 것은 운동화만 있다면 마음만 먹으면 당장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여전히 중년을 향해 나이가 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내일이 기대가 되는 것은 달리기 덕분이다. 


달리기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돈이나 차나 집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감과 성격이 다르다. 달리기 만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그리고 다른 무엇으로 성취될 수 없는 행복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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