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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라는 오만한 세계

by 넌들낸들

제목에 이끌려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수많은 작가들의 인터뷰 모음집이라

어렵지 않게 술술 읽어졌다.

허나 나에게 다가온 깊이는 남달랐다.


작가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쓰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작가들의 고찰을 느낄 수 있었다.

공감이 가는 작가의 답변과

이토록 솔직한 답변이라니 하며 놀랍기도 했으며

냉철하기까지 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읽고 글 쓰는 게 재미있었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문장이 한 편의 소설이 되고

시가 되었다. 그 글을 쓰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그저 필(feel) 만 오면 즉각 써내려 갔다.

학교 백일장에서도 필만 오면 5~10분 만에 완성해 제출하고는 책 읽으며 개인 시간을 보냈고

그 결과는 늘 좋았다.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늘 1등으로 제출해야 하는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그토록 술술 잘 써지고 상을 차지했다.

그래서 선생님이나 엄마는 내가 작가가 되길 바랐다. 아니 작가가 될 아이로 보았다.


그 재능의 시기는 짧았다. 여전히 문득 필이 올 때는 있다. 하지만 벽에 가로막혀 써지지 않았다.

아니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연필을 찾는 와중에 까먹거나

아이를 재우다 떠오르면

나중에 써야지 아침에 써야지 하며

미루다 다 사라진 영감이다.


머릿속에선 완벽한 글이

종이로 옮겨지면 왜 이리 꼴 보기 싫은지

폐기한 경우도 많았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작가들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난 이 책을 읽고

자신감 잃어가던 작가의 길에

뭔가 모를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본 글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들보다 나았다.


그래서 글쓰기에 벽에 부딪쳐 허우적거리는

작가지망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오만한 세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셨으면 한다.


난 다시 글쓰기를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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