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生)

by Memento
내 인생의 볼륨이 이토록이나 빈약하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어쩔 수 없이 절망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p15


과거의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마음이 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아갔다.
거창한 목적도,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그저 순간의 감정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고, 그것이 곧 자유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날, 설명할 수 없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몸부림치며, 내 삶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아직도 알 수 없다.
다만 그날 이후, 나는 삶을 흘려보내지 않기로 했다.

나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아니, 살아야만 한다.
그 생각을 놓는다면, 수천만 분의 일 확률로 태어난 존재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가치 있는 삶’이란 부나 명예만을 좇는 삶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산을 쌓기 위해 살아가지만, 나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으려 한다.
물질은 삶을 버티게 해 줄 뿐, 삶의 목적이 될 순 없다고 난 믿는다.

남은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그래서 나는 매 순간 고민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간다, 나에게 후회가 남지 않을 최선의 선택을.


새로운 경험을 마주하고, 다양한 감정을 겪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자.’
그날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가끔 내 글을 다시 읽어보면, 흔들리고 길을 잃은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부끄럽지 않다.
그 모든 흔적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원한다.
내 생이 끝나는 날, 남는 것이 후회가 아니라 충만함이길 바란다.

짧더라도 강렬하고, 온전히 살아낸 인생.
한 편의 교향곡처럼, 내 삶은 마지막까지 울려 퍼져야 한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가, 살아 있음만으로도

Vincent van Gogh, "The Starry Night" (1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