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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일은, 좋아하는 일일까? 잘하는 일일까?

by 철봉조사러너
달리기를 15년 동안 했지만, 나의 마라톤 대회 수상은 딱 한 번이었다.


바로 작년 12월에 '그 한 번'의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하프마라톤 우수자로 선정되어 연락드렸습니다. 혹시 시청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여가 가능하실까요?"


2024년은 내 인생 최대의 부상으로 인해 마라톤 대회를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근데, 무슨 마라톤 대회? 아,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라톤은 출전한 당일날 상을 준다... 그럼 갑자기 이건 뭐지?


상의 정체는 시에서 주관하는 '독서마라톤'이었다. 어차피 아파서 달리기를 못하니, 책이라도 열심히 읽자는 생각에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 읽고, 독후감을 써서 인증하는 독서 대회에 참여했었다. 바로 이 여기서 내가 우수자로 선정되었던 것이다.

06화 내가 마라톤으로 상을 받다니!


'세상에나!' 나름 나는 러너인생 15년 동안 풀코스 완주 10회와 무수히 많은 대회에 참가한 베테랑 러너이지만, 수상권은 근처도 가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나의 취미와 특기가 달리기였는데,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다른 분야가 상을 받다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세상에서 성과와 성공을 이루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


결국, 돈이 되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아니면 내가 잘하는 일일까?

상을 받은 건 분명 기쁜 일이었지만, 이 고민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달리기를 15년 동안이나 했음에도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결국에는 몸까지 망가진 나는 분명히 달리는 데 있어서 소질이 있는 러너는 아니었다.


반면에 독서나 글쓰기를 제대로 한지는 2년도 되지 않았음에도 상을 받게 되었다. 물론 운도 작용했을 거고, 어떻게 될지는 계속 봐야 알 것이다. 그래도 그동안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봤을 때, 나는 확실히 서서 달리거나 몸을 쓰는 일보다는 차분히 앉아서 하는 일들에 소질이 있지 않나 싶다...


좋아하는 일이냐, 잘하는 일이냐.


이미 이 질문은 자기 계발서에서는 수도 없이 다루는 주제일 것이며, 수많은 연구, 심리, 기업의 성공 관련 관점에서 분석되고 주장되어 왔다.


최근에 대표적인 유명 자기 개발서인 타이탄의 도구들(2017), 그릿(2017), 역행자(2022), 세이노의 가르침(2023), 셀프 퓨처(2023) 등을 보면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는 모두 열정과 끈기로 꾸준히 해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언뜻 들으면 지속하기 위한 좋아하는 일을 따르라고 하는 거 같지만 결국 어찌 되었던 그래서 잘하게 되었고 성공(돈)을 얻었다는 결론이다.


사실 이 문제는 단순히 '좋아하냐', '잘하냐'의 문제를 넘어서 두 가지 모두가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남에게 팔릴 수 있느냐에 대한 요소인 '시장성'과도 연결되어야 성공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 브런치 중에 유일하게 돈이 되는 콘텐츠가 있다. 어떻게 보면 글로서는 가장 인기가 없는 '조사연구'관련 분야이다. 이 '인기 없는 글'로 인해 강의도 들어오고, 업무에 있어서도 브랜딩을 만들어주는 영역이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상위 1% 이내의 수준으로 잘한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내가 주력하는 일 중에는 가장 재미를 덜 느낀다...


그래서 재미보다는 역시, 현실적인 측면에서 잘하는 게 돈이 된다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인기는 없어도(?) 나의 브런치 글 중, 수익을 만들어 주는 콘텐츠!


당연히 잘하는 일을 해서 돈을 벌었을 때 지속가능하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꾸준히 하기 위한 열정을 유지하는 동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좋아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자발성이 없는 일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만약 내가 조사 연구의 수준이 떨어지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나는 연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남들보다 내가 더 잘하니까 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그렇게 즐거운 편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가장 포기하기 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역시, 자기 개발서들에 나오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된다'라는 이야기로 회귀하게 된다. 점점 머리가 혼란스러워진다...


슬프게도, 달리기 관련 브런치북 자체가 현재까지 나에게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알쓸신잡으로 유명한 뇌과학자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저서 <열두 발자국 (2018)>에서 본래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확률 자체가 워낙 낮음을 설명한다. 또한 기업에서 돌파구적인 혁신을 만들어 통할 확률은 통상 5퍼센트가 안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피카소 같이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작품 중 완성도 있는 혹은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결과물은 약 1퍼센트 정도 수준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에 있어서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의 결합과 무수히 많은 시도와 도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업무적인 성과를 내고, 그 외의 다양한 수익을 내는 핵심은 '달리기'와 중요한 연관이 있다.


물론 그중 마라톤 경험이 내가 꾸준히 무언가를 도전하는 마음가짐의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달리기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유익이다. 러닝 시 몸에서 발생되는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긍정적인 호르몬이나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등의 물질은 건강의 증진은 물론 의 활성화를 돕는다. 이는 곧 엄청나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몰입감을 준다.


그래서 나는 중요한 일이나 강의를 준비할 때는 무조건 달리고 난 직후에 추진한다.

그럼 차원이 다른 성과를 만들 수 있다.


아주 단순히 설명하자면 '달리고 나서 읽고, 쓴다. 그걸 말할 수 있게 준비한다' 이게 내가 돈을 벌기 위해 구축한 루틴이다. 비록 아직까지는 달리기 자체가 직접 큰돈을 벌게 하진 않지만, 내가 준비하는 모든 중요한 활동의 준비는 달리기가 시작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이제는 꼭 내가 잘하는 것만이 아닌, 좋아하는 일로도 돈을 벌어보려고 한다. 뭐가 터질지 모르니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해 보려고 한다.

혹시 아는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달리기와 마라톤 경험이 언젠가 내가 잘하는 일보다는 더 큰 수익으로 다가오게 될지 말이다.

비록 뭐가 더 중요하냐에 대한 문제의 정답은 확실하지 않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다.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일들을 꾸준히 시도하면 결국엔 잘하게 되고,
결국엔 큰 유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결론: 좋아하는 일이냐? 잘하는 일이냐? 그냥 다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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