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 망울
사랑에 빠진 소녀의
그 여린 눈동자를 본 적이 있는가
흰 조명 아래 무수한 인파에 묻혀도
단 한 사람만을 따라가는 해바라기
바삐 돌아가는 고개 돌아오는 무관심에도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유심히 바라보는 망울
옆에 앉지 못하면 못내 아쉬워하며
그 사람을 못볼까 눈알을 굴리고
옆에 있으면 내심 좋고 부끄러워
그 사람을 보지도 못해 눈을 돌린다
아무도 못 알아챌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 모두가 알아주는 그 사랑
뻔하고 티가 나기에 아름다운 사랑
그녀의 박동소리는 모두에게 울린다
피지 못하는 꽃처럼 숨어드는 마음
가려진 마음은 오늘도 자신을 밝히려
더 깊은 인파 속으로 빠져든다
어둠 속에서도 나는 야행의 빛
허나 어둠이 두려워 곧잘 숨는
부끄러운 마음을 본 적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