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하게 전하는 오니스트의 투자유치 소식
오니스트가 지난 8월 본엔젤스로부터 첫 투자를 유치하였습니다. 설레는 투자유치 소식을 전하며 팀원들에게 전했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팀원들에게 아래 편지를 읽으며 처음으로 목소리와 손이 떨렸어요. 정말 설렜던 순간이었기에,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요.
Dear, Team.
제가 회사에 중요한 공지가 있어서 회사를 만들고 처음으로, 타운홀 미팅이라는 걸 해보는데요. 오늘은 제가 좀 길게 얘기할게요.
제가 올해 3-4월부터 외부에서부터 투자받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걸 아시는 분들은 아셨을 거예요.
오니스트가 본엔젤스라는 VC로부터 8억 원의 투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좀 갑작스럽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입이 정말 근질근질했지만 사실 투자금이 납입되기 전까지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서, 혹시나 하는 상황에 팀원들까지 실망의 롤러코스터에 같이 타길 원하지 않아서 말씀 못 드렸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투자를 받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저희 같은 브랜드 사는 특히나, 영업이익이 나지 않으면 존재의 이유가 없기 때문에 플랫폼 비즈니스처럼 꼭 선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한편으로 저는 오니스트가 그냥 좋은 제품을 파는 좋은 브랜드를 넘어서 더 위대한 기업이 되길 원하거든요. 아무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꼿꼿하게 성장을 천천히 하는 것보다, 시장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여 그냥 한국 브랜드사가 아니라 글로벌에서 입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담대하고, 더 손 떨리는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정말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의사결정들을 앞으로는 더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엔 자본이 필요했고요. 그래서 결국 투자를 받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저희는 작년에 매출이 OO 억(대외비..!) 정도 났으니까, 사실 1년 차 스타트업으로서 성과가 굉장히 좋은 편이었어요. 그래서 꽤 자신 있었고요. 작년부터 저를 소개해달라고 만나고 싶다는 투자자들도 꽤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저희와 같은 브랜드사가 투자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시장이 크기 때문에 회사가 무한정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모두 알거든요. 하지만 국내는 달라요. 워낙 작은 시장이다 보니, 성장의 캡이 있다고 생각해서 저희 같은 브랜드사를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선호하진 않아요.
약 3-4개월 간 약 20군데 이상의 국내외 VC들과 미팅을 하고 발표를 했어요. 저희를 열렬히 좋아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딴지를 놓거나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대한 의문을 갖는 곳들도 있었어요. 그때 저도 솔직히 좀 흔들렸던 거 같아요. 저는 첫 창업을 플랫폼으로 했기 때문에, 오니스트에 IT를 붙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하기도 했고요.
근데 그렇게 흔들리면서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 보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우리는 우리의 비전과 가치관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창업 초기에 했던 생각으로 다시 돌아갔어요. ‘그때 처음 생각한 가설이 맞았구나.’ 하고요.
오니스트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1) 건강한 이너뷰티에서 2) 건강한 건강보조식품으로, 그리고 3) 웰니스 실천으로 스스로를 정의했어요. 계속 범위가 넓어졌던 건 브랜드를 제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웰니스를 얘기할 때는 그저 건강보조식품 시장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주는 브랜드이고 싶은 제 욕심과 꿈이 담겨있었어요.
하지만 웰니스라는 시장은 무한정 크더라고요. 웰니스라는 단어 자체의 모호함과 더불어 너무도 많은 회사들이 웰니스를 얘기해요. 요가, 인센스 향, 심지어 샴푸까지도 웰니스 브랜드라고 얘기하다 보니 오히려 시장이 너무 넓어서 구분이 어려웠죠. 그래서 웰니스 실천이 아닌 이너뷰티로 다시 돌아갔어요. 처음 내가 가장 크게 문제를 느꼈던 ‘건강한 아름다움’에 더 많이 집중하자. 그리고 그 가치에 몰입하자고요. 이 가치는 universal 한 것이기 때문에 이 가치관에 매달려서 글로벌에도 이 생각을 전파할 수 있겠다고 확신을 얻었어요.
오니스트는 사실 영업이익이 나는 브랜드사로, *플랫폼 회사들과는 달리 투자가 생존에 필수적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니스트가 앞으로 투자를 받겠다고 의사 결정한 이유는요,
1. 위대한 회사를 만든다 - 단순히 좋은 제품을 넘어서, 우리 중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건강한 아름다움에 대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자본 동력을 얻고자 했습니다. 너무 원대한 목표라서, 우리 중 누구도 경험하거나 본 적이 없을 거예요.
2. 시장 내 아군을 만든다 - 팀 외부에서 오니스트를 열렬히 응원하는 투자사라는 친구가 생겼어요. 오니스트 팀, 오니스트를 사랑하는 고객들과 더불어 시장 내에서 오니스트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돕는 아군이 생겼습니다.
3. 시장의 인정을 받는다 - 조용히 숨어서 잘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우리와 같이 선한 가치를 위해 일하는 팀이 시장에서도 인정받는걸 좀 더 알리고 증명하고 싶었어요. 좋은 비전과, 좋은 성과는 별개가 아니라는 걸요.
(* 플랫폼 회사는 사업모델 실현을 위해 일단 고객 모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당장 돈을 벌기보단,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초기에는 단기 회수가 어려운 투자비용이 브랜드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더 들 수밖에 없죠.)
시장에서 오니스트가 투자를 받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VC는 기본적으로 꿈에 투자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비전으로 삼는 건강한 아름다움, 그리고 클린한 원재료로 더 건강하게 관리하는 그 비전이 시대의 방향에 잘 맞다고 판단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투자를 받는다는 건, 오니스트 팀끼리 꾸었던 꿈이 좋은 꿈이었다고 어쩌면 외부 시장에 인정받은 거예요. 그것도 굉장히 자본력이 큰 고객에게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에 공감도 있었어요. 본엔젤스는 미국 브랜드사에도 투자를 종종 하세요. 오니스트가 미국에서도 잘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셨어요.
본엔젤스는 제가 창업 전부터, 스타트업을 하게 되어 투자를 받는다면 첫 투자는 꼭 여기서 받고 싶다.라고 생각한 곳입니다. 워낙 업계에서 유명한 장병규 의장, 박지영 파트너님 등 존경받는 창업가 출신 파트너님들이 계신 곳이죠.
크래프톤, 마이리얼트립, 배달의민족, 오늘의집, 숨고가 본엔젤스에서 첫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업계에서는 본엔젤스에서 첫 투자를 받는 건 엘리트 코스(?)의 시작으로 여겨지기도 하죠. 초기 투자의 서울대 같은 느낌이에요. 본엔젤스를 본래 2-3억 정도의 적은 금액 시드 투자를 많이 합니다. 그런 본엔젤스가 오니스트에게 8억 원을 베팅했어요. 원래 하던 투자의 거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에요. 주변 대표님들은 이 얘기를 들으면 굉장히 놀라세요. 본엔젤스가? 이러면서요. 저 개인적으로는 선배 창업가에게 투자를 받았다는 점도 참 감사해요. 저희에게 투자하고 싶어 하는 곳이 약 4곳 정도 있었어요. 그중에서 본엔젤스 한 곳을 선택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희 같은 브랜드 사는 사실, 영업이익이 나지 않으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 생각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오니스트는 이익을 내면서 성장할 것입니다.
투자를 받으며 위 세 가지를 얻었으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오니스트 팀 그리고 오니스트의 고객입니다.
오니스트의 고객 없이 오니스트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팀 없이 오니스트는 없습니다. 우리 팀이 고객을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할 때, 투자유치는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오니스트는 더 빠르고, 더 깊게 성장해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 고민의 장을 나누어야 합니다. 저희는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적인 안전망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우리의 가치를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글로벌에서 실현해야 하는 책임이요.
어쩌면 여러분들에게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좀 막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에게 미국 시장 진출은 내일 당장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생생해요. 더 생생하게 꿈꾸고, 더 생생하게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명의 꿈의 크기가 그 회사의 크기를 결정해요. 한 사람이 꿈을 작게 꾸면, 절대 전체 회사는 크지 못해요.
우리 모두 각자 한 명 한 명이 꿈을 크게 꾸는 건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지금도 그리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여러분은 오니스트를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오니스트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우리가 함께 꿈꾸고, 함께 회사를 만들어간다는 걸 꼭 기억해주시고 자부심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어서, 오니스트가 투자받는데 우리 팀원 한 명 한 명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셨어요.
일단 7월까지 작년 매출은 이미 돌파를 했고요, 올해는 최소 2.5배~3배 성장을 예상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분이 안 계셨다면 이 투자는 받지 못했을 수 있어요. 그래서 팀원들에게 어떻게 돌려드릴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9월부터 정규직 팀원들에게 ‘약 20만 원의 이너뷰티 실천 지원금’을 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지급이 될지는 제가 좀 더 고민해서 다시 전달드릴게요.
앞으로 우리가 성장하고 성과를 내는 만큼, 팀원분들의 노력을 인정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저도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알렉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