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wnist 오니스트 Mar 14. 2024

막무가내로 떠난 일본에서 얻은 것

“저 도쿄 출장 가요, 도와주세요!”

오니스트는 처음부터 글로벌 브랜드를 목표로 태어났다. 2022년 아마존에 공식 입점해 해외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국가에 대한 경험 부족, 리소스 부족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진출을 하진 못했다. 아직은 글로벌 브랜드라고 부르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계획 없이 결정한 일본 출장


처음 일본 출장을 간 건 작년 11월.


2024년 목표 중 하나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던 중이었다. 어느 국가에 집중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일본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 워낙 K-beauty, K-fashion이 핫한 곳이라기에 시장조사 겸 3박4일 출장을 갔다.


사실, 친분이 있는 투자사 부사장님의 일본 출장 소식을 들은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 시장을 알고 싶다면 직접 뛰어드는 게 맞다는 생각이 스쳤다. 어떤 약속이나 계획도 없이 덜컥 출장을 가겠다고 선언해버렸다. 비행기 티켓도, 숙소도 끊지 않은 채였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본에 이미 진출한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연락해 “저 도쿄 출장 가요. 도와주세요!”를 외쳤다.


막무가내였지만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셨다. 감사하게도 일본에 본진을 둔 대표님들께 벤더사를 소개받을 수 있었다. 모임에서 만난 마케팅 에이전시와도 약속을 잡고, 통역사 분도 추천받고, 미팅 하나 없던 출장 일정이 어찌저찌 가득 찼다.



새 시장 진출, 새로 창업한 기분


그렇게 도착한 도쿄. 낯선 언어나 풍경과 다르게, 건강보조식품 시장 구조는 한국과 비슷했다.


오니스트가 내세우는 높은 기준, 뛰어난 맛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긍정적인 반응? 그거 일본 사람들의 예의일 뿐이야..'라는 말들이 무색하게 실제로 만난 잠재 고객들의 반응은 꽤나 구체적이었다. 실제 후기는 어떤지, 어떻게 먹는 게 맛있는지 궁금해하고 신선하다는 평이 많았다.


계획에 없던 출장 덕분에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일본에 좀 더 집중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고민과 시장조사 끝에 일본 팀을 꾸렸다. 오랜만에 새로 창업한 것만 같은 기분에 설렜다.


그리고 며칠 전인 2월 초, 다시 한 번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일본 마케팅 팀원과 함께였다. 11월에 혼자 비행기를 탈 땐 아무것도 없는 준비 단계였는데, 일본어를 완벽히 구사하는 팀원이 곁에 있으니 무언가 기회가 잡힐 것만 같았다. (물론 아직은 큰 기회를 기대할 단계가 아니지만!)



3달 만에 다시 찾은 일본


이번엔 계획 없이 다녀온 출장이 아니었다. 저번 일본 출장을 기반으로 아주 러프하게나마 전략을 세웠고, 팀원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보완해 나갔다. 우리의 일본 진출이 정말 코앞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착한 날 우리 팀원과 함께 간 이자카야 - 나의 최애 하이볼 한 잔까지. 일본 진출 화이팅..!


우리가 일본에서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채널들은 백화점이다. 오프라인의 비중이 아직도 높은 일본이기에, 더더욱 처음 입점하는 채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꽤나 감도가 높은 채널과 미팅을 잡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오프라인 백화점에 입점되어 있기에 더욱 호의적으로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백화점 입점을 위한 채널 미팅, 제품 샘플은 넉넉하게!


점심에는 팀원의 전 직장인 광고제작사의 대표님, 팀원과 함께 식사를 했다. 오마카세도 접대받고, 이름을 기억해둘 만큼 맛있는 사케도 한두 잔 마셨다.(3잔부터는 얼굴이 빨개지기 때문에 아주 조금씩만..) 4명 중 나만 일본어를 못했는데, 중간에서 팀원이 통역을 잘해주셔서 문제 없었다. 나는 점점 맥락상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신기한 능력이 생기고 있었다.


팀원 덕분에 접대받은 오마카세, 달큰한 스시!


틈틈이 시장조사도 했다. 코스메 키친은 일본에서 유명한 자연주의 코스메틱 & 이너뷰티 채널로, 오니스트와 감도가 잘 맞아서 유심히 보고 있다. 가면 항상 나도 모르게 뭘 사 들고 나오게 된다.(응?)



동기부여를 가장 많이 받는 건 역시나 일본에서 잘 나가는 스타트업을 보는 것. 애정하는 채널톡 팀의 일본 사무실에서는 도쿄타워가 그대로 보인다. 언젠가 우리 팀에게도 이런 사무실을 선물할 날이 오길.


도쿄타워가 보이던 채널톡 사무실 뷰.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내 주변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들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사실 초기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더 많이 구하고, 소문 내고, 외쳐야 한다.

“저 일본 진출하고 싶은데 도와주세요!” 라고.


이 제품들 덕분에 난 얼마나 값진 경험을 하고 있는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일본 진출 준비 기간은 내가 얼마나 zero to one을 사랑하는 사람인지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아무것도 없는 흰 도화지, 그 위에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모래알을 하나씩 모으고, 그 모래들을 구조화해 내가 생각하는 모래성을 만들어가는 일. 그 어떤 것보다 재미있고 짜릿한 일이 아닐까?


(그 모래성을 튼튼하게 만들고, 견고한 돌이 되어 자리 잡게 하는 일도 물론 재밌지만! 모래성을 처음 만드는 게 더 재밌긴 하다…)


출장 일정 끝에 마시는 맥주는 꿀맛!


앞으로의 우당탕탕 일본 진출기도 coming soo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