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과연 무엇을 얼마나 덜어냈을까?
막내가 어제 저녁부터 머리가 아프다더니
밤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해열제를 먹고 우리는 9시도 되기 전에 잤다.
5시가 조금 넘어 우리는 잠에서 깼다.
막내는 열이 나서 답답하다고 산책을 하고 싶단다.
열이 퐁퐁 나서 아픈 와중에 산책이라니.
오히려 좋아!
작게 동네 한 바퀴를 걸었다.
8시 병원진료를 받기 위해 함께 나섰다.
큰 애를 학교에 내려주고 병원 도착하니 문도 채 열기 전. 2등으로 접수했다. 열만 나고 다른 증상이 아무것도 없어 해열제만 두 가지 부루펜과 타이레놀을 받아왔다.
요즘 다시 코로나가 유행하고 있어 걱정이었다.
병원 근처에는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막내를 집에 내려주고 9시 전에 겨우 출근했다.
오늘 아침까지 두 차례 집에 있던 맥시부펜을 먹은 이후로 열이 더는 오르지 않았다.
오늘은 말복
삼계탕을 먹든 치킨을 먹어줘야 할 것이다.
점심으로 흑임자 삼계탕을 먹었다.
0.5인분을 덜어내서 0.5인분을 먹을까?
닭가슴살 한 조각을 덜어내 볼까?
닭만 한 마리만 먹고 흑임자죽은 포장 해갈까?
아무것도 덜어내지 못했다.
남김없이 다 먹었다.
저녁에는 닭다리살과 치킨튀김가루를 사서 치킨을 만들었다. 막내가 “엄마 이거 팔아도 되겠는데요. 바삭하고 맛있어요. “라고 한다.
두 번 튀기고 혹시 난 속이 잘 안 익었을까 잘라서 한 번 더 익혔다.
안 먹으려고 했다.
맛은 봐야겠어서 집어먹었다.
맛보니 짭조름 맛있어서 몇 개더 집어먹었다.
몇 개만 집어먹은 거 같은데.
애들 해 준다는 핑계로 내가 먹고 있었나 보다.
둘째는 “소스가 필요할 거 같아요. 양념치킨 같은. 기름지니깐 “이라고 한다.
”가끔 이렇게 해주려고. 치킨 사지 않고. “
이제 치킨소스만 장만하면 되는 것인가?
울 엄마는 그 맛있는 것들을 다 해주시면서도 40킬로도 채 안 되었는데.
걸음은 얼마나 잰지 같이 등산을 할 수 없을 정도라니.
직장동료 정이는 3킬로만 빼보라고 한다.
3킬로만 빼도 인상이 달라 보인다고.
그래 2킬로는 먹고 똥만 싸도 달라질 수 있다.
9월 5일
덜어내는 삶이 끝나는 그날
내가 얼마나 덜어냈는지 확인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