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 그리고 추석

그리움

by 서윤

송편 그리고 추석

서윤


엄마의 검지와 중지 손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송편에 붙은

솔잎을 하나하나 뜯어내다 보면

엄마의 향기도

솔잎의 향기도

맵쌀의 향기도 났다


기와색 닮은 시루 둘레를

밀가루로 틈 없이 빙 두르고

가마솥 위에 올리면

아궁이 속 장작이 불춤을 추었고

부지깽이 엄마손에 앉아

장작의 궁둥이를 툭툭 두들기다 보면

어느새 부지깽이 입술도

건 불덩이가 되었다


마당에서 기름냄새가

똥개놈 코를 벌룽거리게 만들 때면

하얀 앞치마 입은

새언니는 연신 이마에 땀을 훔쳐내며

솥뚜껑 위에 보름달만 한

배추 부치기를 뒤집고 뒤집었다

토끼가 방아를 찢는다는

보름달이 하루마다 더 가까이

우리 집 마당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꼬까옷 입을 생각에

장날 새로 사 온 검정고무신 신을 마음에

안마당 바깥마당 폴랑폴랑

뛰어다니다 혼나기를 몇 번이어도

마냥 좋은 추석

저 멀리 산 모퉁이 돌아

언니 오는 게 보이면

언니 얼굴보다 언니 손에 들린 과자가

더 반가웠던 어린 시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 가을 추석이

솔잎 향 가득 밴 송편이

우리 집 마당을 밤새 비추던

둥근 보름달이

그립고 그립다

오늘 유난히 그 가을이 선명해서

잠 못 이루고 가버린 세월 야속하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애먼 베개타령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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