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안부
편지
어버이날 카네이션 한 송이
가슴에 옷핀으로 고정시켜 드렸더니
하얀 잇몸 보이시며 웃던 어머니
생신날 짜장면 한 그릇
사 드린 건데 세상 이런 맛 처음이라며
하얀 티슈같이 웃던 어머니
어버이날도 열 번이 지나갔고
생신날도 열 번이 지나갔어요
오늘은 십일월 이십 일이에요
기념일도 아니고 특별한 날도 아니고
조금 쌀쌀한 늦가을에 노란 모자 쓰고 있는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예뻐서요
편지를 쓰고 싶은데
마땅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네요
보낼 곳도 없으면서 어머니에게 써요
쓸쓸하다 외롭다 슬프다 서럽다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하늘이 너무 파란 게 좋아서요
어머니의 삶에도 어느 날 문득
저처럼 누군가에게 편지 쓰고 싶은 날
이유 없이 그런 날 있으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