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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친구의 소중함, 2%의 비밀

by 요기남호

요기가 거리에 나가 열사람에게 요가 시범을 보였다. 그러자, 그중에 다섯 사람이 요가를 배우러 그 요기를 찾아왔다. 그 다섯명 중에 몇사람이 요가를 수년 넘게 지속할까?


답은, 1명이다. 단 한명. 물론, 확률상으로 그렇다는 게다.


연령이 20세 이상 80세 이하인 세계인구는 대략 50억이다. 구글에 의하면 세계에서 요가를 수행하는 인구는 3억이다. 그러니까, 요가를 할 수 있는 연령대에서 요가를 하는 인구율은 6%다. 이 6%는 10명중에 1명 (10%)만 꾸준히 요가를 하게 된다는 윗 글과 거의 들어맞는다.


요가의 진원지인 인도에서조차, 요가수행을 하는 인구는 11%에 지나지 않는다. 인도에가면, 어느 누구나 다 요가를 할 것이란 생각은 잘못된 선입견에 불과하다.


요가를 수행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몇일 요가를 할까? 미국에서 요가를 수행하는 사람들 중에,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대략 40%가 조금 안된다. 이 비율이 세계에도 적용된다면, 세계에서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 요가수행을 하는 사람 수는 1억2천만 정도다. 총 세계인구의 2.4%에 지나지 않는다. 백명중에 2-3명에 불과하다는 게다. 이렇게 작은 확률때문에 더더욱, 요가친구들은 소중하다. 같은 요가실에서 같이 요가를 한다는 건, 보통 인연이 아니다.


요가는 첫 눈에 빠지는 사랑이 아니다. 요가는 조금씩 조금씩 스며드는 사랑이다. 이걸 체험하게 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매학기 초에는 여러 사람이 와서 시도를 해본다. 학기 첫 2주동안은 손님을 끌 목적으로 공짜 수업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학기 초에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학생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 다음에 한번이라도 다시 나오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누군가 새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도 난 아는 체를 굳이 하지 않는다. 물론, 그 사람들이 와서 요가를 하고 가는 시간은 매우 짧고, 나는 나의 요가를 하느라 바쁘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그중에서 다시 나올 사람이 있을까 의문을 해서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말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처음 이 요가수업에 나왔을때도 선생 존이외에는 누구도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었다. 아마, 몇일 꾸준히 나간 후에야 한두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었다. 그때 그들도 지금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까? 처음 나에게 인사를 한 사람은 로이스였다. 그녀는 이곳 건축학과 교수였던 찰리의 아내였다. 매우 우아하게 나이가 들어가는 6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찰리와 로이스가 이 요가그룹의 핵심멤버였다. 어떤 모임이던, 없으면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그런 핵심멤버들이 있지 않은가. 로이스와 찰리가 그랬다. 연말모임도 그 부부의 집에서 모였다. 무엇보다, 매일 요가실에 갔을때, 로이스와 찰리는 나에게 다정한 미소로 아침안부를 물었었다. 그들의 존재로, 그들의 미소로, 매일 요가를 나가는 것이 즐거웠었다. 언젠가는, 찰리가 나에게 머리띠를 선물로 주었다. 내 머리카락이 길어서 요가를 할때 머리를 묶어야한다. 처음에는 고무줄로 묶었었다. 그것을 본 찰리가 그러면 머리카락 빠진다며, 어느날 머리띠 한묶음을 사서 나에게 주었었다.


찰리가 작년 여름에 은퇴를 하고 갑자기 노스캐롤라이나 주로 이사를 갔을때, 그들의 빈자리는 너무 컸다. 코비드 팬데믹 동안에는 그래도 줌 수업을 하였기때문에, 매일 줌 수업에서 보았지만, 이젠 대면수업이라 그들의 빈자리는 텅 비어있다. 가끔 요가를 하면서, 찰리와 로이스가 옆에서 같이 요가를 하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상념에 빠질 때도 있다. 오늘도, 찰리가 준 머리띠로 머리를 묶고 요가를 한다.


학기 초 새로운 사람들이 배우러 한꺼번에 몰려오는 날에는, 선생 존이 그들 모두를 동시에 가르칠 수가 없다. 그런 경우에는, 나에게 몇 사람을 가르쳐달라고 한다. 난 이제 존의 조교 비슷한 존재가 되었다. 이번 학기에 새로 나온 사람들 중에 한달이상 나오고 있는 사람들은 오직 두사람이다. 나빌 그리고 아시리. 둘 다 대학원생이다. 나빌은 인도출신, 아시리는 스리랑카출신이다. 그들과 가끔 아침인사와 안부을 주고 받는다.


오늘 요가를 마치고 아시리와 나빌과 헤어지며 문득, 이들에게 나라는 존재는 3년전 나에게 로이스와 찰리의 존재와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럴수도 있겠다. 이제 다리를 머리 뒤로 가져가는 에카 파다 지르사사나, 드뷔 파다 지르사사나, 요가 니드라사나 등을 포함한 중급시리즈 아사나들을 수행하는 나의 작은 미소와 인사는, 요가를 처음 시작하는 그들에겐 매일 요가수업에 나오게 하는 작은 동기가 될 수도 있겠다. 이젠, 찰리와 로이스가 떠난 자리를 내가 메꾸고 있는 걸까.


새로운 이 두 멤버들에게,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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