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삶으로 상상해 보는 ‘자립’ 4/7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
지난 3월 19일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 및 주거 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
줄여서 “자립지원법”이 제정됐습니다.
시행은 2년 뒤인 2027년 3월부터입니다.
2022년부터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지난해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3년간 총 254명의 장애인이 자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였던 600명에는 못 미치는 숫자였지만 시범사업의 결과를 토대로 법이 정식으로 제정된 것이다.
이제는 시범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 아래 제도로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자립지원법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법이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는 “모든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살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번 법은 그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법적 틀이 되겠다.
누구든 자립을 원하면 신청할 수 있고,
지원 대상 선정 절차와 생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들이 법에 명시되어 있다.
단순히 집을 마련해주는 게 아니라, 삶 전반을 뒷받침하는 지원이 답겨 있다.
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3년마다 실태조사를 통해 자료 수집을 해야 한다. 그리고 5년마다 자립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장애 특성을 반영한 주택을 제공하고, 이와 함께 주거생활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그 안에는 일상생활 지원이나 정서 지원, 재산관리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생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활동지원 급여를 추가 제공하는 것, 정착지원금을 지원하는 것, 의료 및 건강, 일자리 또는 주간활동 등을 연계하고, 지원하는 것
이 모든 사항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에 “장애인 지역사회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서 자립 지원의 전달체계도 마련하게 되어 있다.
이제는 국가가 제공하는 장애인 전용주택뿐 아니라 자가주택이나 민간임대주택 등 개인이 마련한 공간에도 주거 지원이 가능하다.
‘장애인이 원하는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도가 반영된 부분이다.
법 제정을 환영하는 분들은 자립지원을 통해 본인이 살던 동네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극한 돌봄을 감당해 온 가족들의 돌봄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자립지원법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고 말한다.
일각에서 이 법이 시설 거주 장애당사자에게 탈시설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했던 의원들은 공식 계정을 통해
법의 목적은 탈시설이 아니라, 자립을 원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실제로 시설 거주 장애인에게 ‘강제 퇴소’를 요구하진 않는다.
개별 맞춤형 지원 부족 등 지금까지 자립지원 시범사업에서 드러난 부족한 점이 있기에 우려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려점들을 보완하여 법이 더욱 잘 시행될 수 있도록 장애당사자 한 명의 자립이 맞춤형으로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다양한 준비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의사소통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가끔 의사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을 만났을 때
처음 뵙는 분이고, 개개인의 특성을 잘 모르다 보니 장애인단체에서 오래 일했지만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잠시 멈칫할 때가 있다.
자립지원법에는 ‘자기결정권 보장’ 조항이 있다. 복지서비스 이용 여부부터 종류까지, 당사자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돕자는 원칙이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당사자들이 자립지원과 관련하여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하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현재는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의사소통 지원이 잘 되고 있진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 지원에 관한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당사자분들의 사례에서도 밝혀졌지만
수도권 외 지역 같은 경우 사회서비스 인프라가 적어서 서비스 선택권이 있어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 자체가 없거나 적은 상황이 있다.
법이 제정되고 2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 것은 시행에 만전을 기하라는 의미이다.
각종 제도 간 충돌 없이 자립지원 시스템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
자립이란 결국, 혼자 힘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개안적으로 자립이라는 말이 ‘자, 지금부터 자립합니다~’ 단순히 ‘선언’처럼 던지기보다
‘이 사람이 동네에서 나와 이웃으로 살아간다면 어떤 모습일까? 무엇이 필요할까?’를 상상해보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구체적인 삶으로 상상해보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그 상상이야말로 제도보다 먼저 우리 사회를 바꿔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장애인이 살아가는 모습을 낯설게 여기지 않는 것, 그 삶에 대해 놀라거나 동정하기보다,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립지원법 관련한 뉴스가 나오면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