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한 쪽이 자꾸 눈알을 짓눌렀다.
안경을 벗어보았더니 프레임이 빠져 있길래
제대로 채워 다시 썼다.
한결 나아졌지만
그래도 자꾸 눈알을 짓누르길래
안경을 벗어 코받침을 높였다.
한결 살 것 같았다.
그런데 10초도 지나지 않아
안경이 또 눈알을 짓눌렀다.
이상하다, 고개를 갸웃대며
안경점을 찾았다.
안경사가 안경을 이리저리 만져주었다.
역시 전문가 손길이 다르구나.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안경이 또 눈알을 짓눌렀다.
이제 이 정도면 정신적인 문제다 싶어
정신과를 찾아가 상담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눈은 점점 더 아파오기 시작했고
나는 답답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긴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번쩍 떴다.
잠든 얀의 솥뚜껑같은 손이
내 한쪽 눈을 짓누르고 있었다.
꿈이었다.
-2024.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