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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것에 아주 거창한 이유

무해한 나의 일기

by just E

얼마 전 모네 전시에 다녀왔다. 프랑스 오랑주리 미술관의 둥근 벽면을 채운 수련 연작에 버금가는 작품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한 작품을 전시해 두고 마치 모네전 인 것처럼 홍보를 하기에는 먼 곳에서 발걸음을 한 사람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작품을 보기 전에 블로그 후기를 통해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소 비싼 입장료를 내며 굳이 전시를 찾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계기를 만드는 것,


인상파도 모르겠고 미술 작품을 제대로 보는 혜안도 없지만 수련만은 직접 가서 보고 싶었다.

별거 아닌 계기를 이렇게 눈에 발라두고(기억해 두고) 마지막 전시품을 감상 한 뒤 미술관 굿즈샵에서 수련 파우치와 엽서, 북마크를 샀다.

나는 이제 도저히 프랑스를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이제 도저히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는 말이 세상 로맨틱한 말인 줄 아는 사람만이 이 문장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나는 또 이렇게 보잘것없는 계기를 만들어 긍정의 나비효과를 불어넣어 본다.

훨훨 날갯짓이 큰 파장을 일으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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