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쯔앙 Jan 07. 2019

7개월째 꾸미고 있는 우리 집, 온라인 집들이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집을 꾸미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나의 공간을 채우다 보니, 비단 심미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살 것인지 신변잡기적인 것들부터 공간에 대한 철학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끊임없는 생각으로 임하다 보니 '집에는 살고 싶은 삶이 담겨있다'는 말을 하나보다.


화이트, 그레이 그리고 골드

질리지 않고 오래도록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공사 당시, 벽지나 타일 같은 마감재를 고르기 전날이면 어떤 분위기를 연출할까, 무엇을 고를까 고민하다 쪽잠을 자는 날이 많았다. 그렇게 결정한 컨셉은 화이트와 그레이였다. 컨셉이라고 하기엔 메인 컬러만 대뜸 골라놨는데, 이것만으로도 파생되는 다른 의사결정의 근간이 되기엔 충분했다. 심플한 화이트도 꼭 해보고 싶은 옵션이었지만, 그레이의 안정감 그리고 순백의 깨끗함을 지키기엔 힘들지 않을까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에 서브 컬러로 그레이도 추가했다. 또 특별한 텍스처 없이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톤이라 간간이 골드 소재로 포인트를 주었다.


현관,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이끄는 사선중문  

평범한 중문과 다른 느낌의 사선중문은 처음 보는 순간부터 꼭 해야겠다 싶었다. 같은 구조에 주로 설치하는 중문은 거실 한편에 큰 박스가 놓여있는 답답함을 주었다. 문의 방향을 살짝 틀어주면 몇 가지 장점이 생겨난다. 좁은 현관을 원하는 크기로 확장할 수 있다. 또 박스형 구조에서 생기는 직각, 이 뾰족함에서 주는 긴장감을 거실에서 더 이상 볼 필요가 없게 된다. 더불어 각도에 따라 들어오는 사람의 시선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효과도 훌륭하다. 이런 숱한 장점에도 견적을 받은 시공업체마다 사선중문을 권하지 않았던 터라, 완성된 모습을 볼 때까지 초조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일 잘했다 싶은 결정 중에 하나이다.

바닥은 비앙코 카라라 폴리싱 타일과 유광 신발장을 골라 넓어 보이는 효과를 노렸다. 신발장 설치 시 하부를 띄웠는데, 이 역시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자주 신는 몇 켤레의 신발은 신을 때마다 꺼낼 필요 없이 이 곳에 슬쩍 밀어두면 정돈된 느낌을 준다.



일상을 반짝이게 할 거실

화이트 바탕에 회색 방문이 배경이 되는 거실은 단정하고 심플하다. 소소한 일상이 이 공간의 주인이 되도록 눈에 띄는 장식이나 구조를 두지 않았다. 소파도 마찬가지다. 볼륨이 크지 않고 거실 분위기에 잘 어우러진 디자인으로 골랐다. 동남향 집이라 오전에는 거실을 가득 채우는 풍부한 채광으로 따사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주말에 소파에 누어 따뜻한 햇살을 받고 있노라면, 정서적 안정감이 찾아온다. 물론 꿀맛 같은 주말이 주는 안정감일 수도 있지만. 밤에는 간접조명을 통해 자연스러운 명암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간접조명이란 녀석은 좀 더 욕심을 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중문을 열면, 여느 집처럼 TV가 보인다. 벽걸이 TV에 깔끔함을 선호하긴 했으나, 신혼집 구상하는 내 생각에 딱히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던 남편이, 벽걸이 대신 스탠드 TV를 하자했다. 그 핑계로 장만한 거실장은 직접 확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했는데, 용케도 중문과 딱 맞는 색이었다. 슬쩍 보기에 다 똑같은 회색이지만 같이 놓고 보면 조금씩 다르더라. 우리 집에만 한 20여 가지 그레이가 있을 만큼. 오묘하고 신기한 회색은 생각보다 맞추기 힘든 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늑하고 편안한 침실

이불 밖이 위험한 겨울은 포근한 침실이 더욱더 좋아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별도로 드레스룸을 만들었기에 침대 말고 다른 가구가 없다. 심플한 저상침대를 골랐더니 안 그래도 넓게 빠진 침실이 더 넓어 보인다. 월넛 컬러가 너무 어둡지 않을까 고민하며 구매한 이케아 스톡홀름 거울은 프레임이 얇아 무거워 보이지 않고 베이지색 벽과 생각 이상으로 잘 어울렸다. 침대 헤드보드 옆쪽으로 펜던트 등을 달고 싶었지만, 전기팀의 만류로 시공하진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스탠드를 보고 있던 차에, 침대 프레임에 설치하는 간접조명이 눈에 들어왔다. 남편의 도움을 받아 LED 스트립으로 침대에 간접조명을 설치했는데, 이 방법 가격 대비 효과가 매우 좋다. 그리고 메인등에 비해 훨~씬 사용이 많다. 침대에 누어서 켠 밝고 하얀 LED 메인 전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간접조명 설치 후기는 또 다른 포스팅에서 올리도록 하겠다.


블루, 그린으로 포인트를 준 서재방

책이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발전적으로 성장할 우리 부부의 미래를 위해 서재방을 두었다. 다트나 미니 당구, 보드게임을 하는 놀이방으로 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여하튼 서재라고 명명했다. 먼 미래에는 성별 모르는 자녀방으로 사용될 수 있어 흰색으로만 꾸미려 했지만, 다른 시도해보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지 못했다. 인테리어를 하며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바로 흔들리는 마음잡기였다. 큰 일탈은 아니지만 서재방은 그레이 벽지를 메인으로 정하는 선에서 머리와 가슴이 합의를 했다. 그런데 도배를 하고 나니 살짝 초록빛이 가미된 회색으로 보였다. 샘플로 봤을 땐 분명 그냥 회색 벽지를 골랐는데 말이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블루와 그린 컬러까지 사용을 허하게 되었다. 공사를 하면서 그레이에 관한 고찰을 하게 되었는데, 이 생각만 묶어 따로 논하고 싶다.



무광 마블 타일과 골드수전으로 꾸민 화장실

아파트 욕실은 유독 천편일률적으로 규격화되더라. 어쩔 수 없는 건 알지만, 그래도 모듈화된 화장실의 느낌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골드 수전이었다. 여기에 비앙코 카라라 타일을 함께 매칭하여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유도했다. 유광 폴리싱보다는 포슬린의 담백한 느낌이 좋았는데, 때가 쉽게 탈까 걱정이 됐다. 결국 선택은 반광 타일이었는데, 시공해보니 텍스처가 나쁘지 않다.

수전과 함께 또 하나 신경을 쓴 것은 선반과 액세서리였다. 욕실은 수납할 물건이 유난히 많은 공간이다. 알루미늄이나 유리 같은 또 다른 소재가 들어가면 전체의 복잡함이 배가될 것 같았다. 복잡도는 줄이고 통일감을 주기 위해 인조대리석으로 된 하얀 선반과 골드 액세서리를 구매를 했다. 적은 비용이지만 이런 디테일만 맞춰도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화이트로 마감한 다이닝 키친

부엌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를 사용해 다소 좁다는 단점을 보완했다. 특히 싱크대로 가는 동선과 서재방 동선겹치고, 냉장고까지 놓여있어 불편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그 복잡한 통로 입구에 우아한 느낌의 세라믹 식탁을 둘까 할까도 고민했지만, 사면의 각에 부딪힐게 뻔했다. 공간을 고려해 원형식탁으로 눈을 돌렸고, 이케아 독스타위에 그리고 화이트 펜던트 조명을 설치했다. 조명이란 녀석은 공간을 참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입소문 자자함 꿀조합 루이스폴센의 조명을 설치하면 이 풍부함이 배가될까? 궁금해진다.

싱크대는 인테리어 업체를 컨택하기 전 저렴한 가격으로 나온 온라인으로 모델을 지정하고 계약을 했다. 심플하고 광택 없는 싱크대가 요즘 유행이 던데, 좀 클래식한 이 모델이 자꾸 끌렸다. 대신 수입 문짝 적용 모델이라, 오각장 적용이나, 상부장을 플립장으로 교체는 되지 않는 등 제약사항이 다소 아쉬웠다.


공사를 마친지 벌써 7개월이 흘렀다. 집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기는커녕 최근엔 홈스타일링에 제법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리고 간혹 다음에 공사를 한다면 이렇게 해야지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 때도 있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설렌다.

좋은 집은 주인을 닮은 집이란다. 사는 사람이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스타일로 공간을 가꾸는 집이 진짜 좋은 집이라는 말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집은 점점 더 좋은 집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넘치는 애정으로 공간을 채워나가는 이야기, 여기까지 만들어 온 이야기를 종종 담으려 한다. 더더더 좋은 집으로 레벨업이 되기를 기대하며.

쯔앙 소속 직업기획자
구독자 4
작가의 이전글 신혼집에 관하여 여는 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