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특허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믹스커피는 한국을 빛낸 여러가지 발명품 가운데 순위를 차지한다. 훈민정음과 거북선, 금속활자, 온돌에 이어 5위다. 역사적인 발명품들 사이에 믹스커피가 끼다니. 근현대에 나타나 그리 오랜 역사를 갖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존재감이다.
카페인을 줄여보겠다고 디카페인으로 마시거나 거의 마시지 않는 와중에도 집에 믹스커피 한 봉은 비상식량처럼 가지고 있게 된다. 가끔 집을 찾는 이들 가운데 믹스커피를 필요로 하는 이가 있을까봐다. 놀러온 이들과 함께 차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역병이 나라에 창궐한 이후론 그럴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와중에 만나는 이들이 대부분 믹스커피를 찾지 않으니 마지막으로 믹스커피를 탄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