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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an 14. 2022

#저의_직업은_군인입니다

머릿말


들어가는 글


이 글을 읽는 모든이에게 군대를 향한 품격있는 태도를 권하고자 한다. 군대는 일반 직장이나 단체에서는 요구되지 않는 것들이 있는 동시에 지켜주어야 할 것들도 있다.


첫째, 직업군인이 되고자 한다면 군인이기에 감내하고 헌신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군인도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다른 국민을 우선할 사명이 있다. 둘째, 개인이 처한 입장변화에 따라 군대를 향한 이중적 잣대를 버려야 한다. 나 또는 자식이 군대에 있을때는 편하면 좋고 군을 떠나면 엄정한 군기강 확립과 혹독한 훈련을 바라며 비난하는 이중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셋째, 개인이나 단체가 이익을 위해 군의 근간을 흔들고 상처주며 희화시켜서는 안된다. 네째, 개인의 영달이나 생계가 우선되어서는 안된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군인답게 명예로운 언행을 해야 한다.


손자병법에 천일양병 일일용병(千日養兵  一日用兵)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를 써먹기 위해 천 일 동안 훈련한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군대를 비생산적인 소비집단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전쟁이 없으니 필요없다는 식으로 폄하하는 이들도 있다.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


군대를 경제 용어로 비유하자면 보험이고 담보라 할 수 있다. 존재목적 자체도 법에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군대인 국군의 이념과 사명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맨앞에 명시되어 있다.


1. 국군의 이념 : 국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가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의 통일에 이바지함을 그 이념으로 한다.

 

2. 국군의 사명 : 국군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보전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국제평화의 유지에 이바지함을 그 사명으로 한다.


핵심을 요약하면 대한민국 군대와 군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요약, 함축된 복무신조를 매일 암송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군인은 희생과 헌신을 감내해야 하고 국민의 지지와 성원 아래서 그 어떤 하루, 아니면 몇 초, 그 순간이 오지 않게 예방한다. 마치 자신을 살라 어둠을 밝히는 것이다. 초는 심지에 불을 붙이면 파라핀이 기화되어 산소와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꺼지지 않고 계속 타며 어둠을 물리친다. 촛불을 군대로, 파라핀과 산소를 국가와 국민으로 비유한다면 비약일까?


군대는 군인을 주 구성원으로 조직되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들의 생명을 담보하며 존재하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인 이익집단이나 영리단체가 그들 스스로를 위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민주주의의 군대는 존재하나 군대내의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군대의 본질적 존재 목적과 수단이 흐트러지는 듯한 믿고 심지 않은 상황이 되어 가는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촛불은 계속 타야 하는데 파라핀도 산소도 부족해지고 그마저도 엉뚱한 곳으로 흘러버리는 꺼져가는 촛불이 자꾸 생각 난다. 한편으로는 부족한 파라핀과 산소를 탓하며 꺼지지만 않으려 점점 빛을 잃어 가는 듯 하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군인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되고 그렇기에 직업군인은 일반 직장인과는 달라야 한다.


본질적인 목적을 잃어서는 안된다. 직장인은 돈벌러 출근하고 학생은 공부하러 학교에 간다. 군인은 나라 지키러 군대에 가는 것이다. 직장인이 놀러가고 학생은 밥 먹으러 가고 군인이 돈벌러 가거나 밥먹으러 가면 안된다. 기업은 이익을 창출해야하고 학교는 공부를 잘 시켜야 하며 군대는 훈련을 제대로 해야 한다. 본질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 나머지가 무시되거나 등한시 되어서는 안되지만 목적과 수단, 방법이 전도되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사회구호단체에 기부하는 것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잘 써달라는 것이지 그 구호단체나 봉사조직 직원의 복지와 영리활동을 위해 사용하라고 주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군대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군대가 군인만을 위해 관리되고 본질적인 존재 목적에서 벗어나 이용되고 운영되기 시작하면 그 끝은 어디일까?


유치원 아이에게 군인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도 한마디로 말한다. '나라 지키는 사람'이라고한다. 이처럼 너무나 기초적인 상식이 깨어져서는 안된다. 겉으로는 그것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관계가 결부되면 정상적인 태도는 돌변한다. 언듯보면 알면서 모른 척 하는지, 알려고 안하는지, 알고 싶지 않은지 헷갈리게 한다. 본질을 물으면 온갖 화려한 레토릭(rhetoric)을 발휘한다. '말 많으면 공산당' 이라고 했던가?


자신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내 자식이 군대에 가있는 동안은 편해야 하고 제대하게 되면 군기가 엉망이니, 훈련이 약하느니 비판하는데 앞장 선다.


군에 있는 동안은 일반 직장이나 사회에 비해 조금이나마 처우가 부실하거나 환경이 불비하면 그것 때문에, 그것부터 개선하라고 여기저기 아우성을 친다. 큰 목소리는 주목을 받고 그들 사이에서 영웅시되는 풍조를 조장한다. 그러다가 이러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는 순간 태도가 또 돌변한다. 이런 양심없는 마인드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인간의 본성인가? 품격없는 소수의 이판사판식 아우성인가? 의문이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먹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 하고 몸짱이 되고 싶다면 그 고통을 즐기며 감내해야 한다. 진리이다. 어떤 특효약이 나오면 모를까 그 전에는 어림없다. 금지 약물을 복용한 운동 선수를 벌하고 그 기록과 인격을 욕할 자격이 그들에게 있을까?


현실은 그렇게 하고 있느냐 라는 것이다. 그런 노력도 없이 날씬해지고 싶어하고 멋있어지고 싶어하고 공짜를 받고 싶어하는 욕구, 이것을 도둑놈 심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좀 도둑보다 더 경계해야 할 대상이 있다. 인간의 본성, 이중적 잣대와 현실과 이상의 차이, 이성과 감성의 괴리 사이에서 현란한 말재주와 얄팍한 지식으로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는 것이다. 모병제와 징병제, 복무기간 단축, 대체복무, 양심적 병역거부, 출산율 저하 등에서 본질을 보려는 조금의 관심과 노력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꽃다운 청춘, 피끓는 젊음을 받쳐가며 군대를 가려는 이가 넘친다면 모병제가 가장 이상적이다.

현실을 직시해보자!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배우고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억지로 가서 인생의 황금기를 상대적으로 열악한 곳에서 낭비하고 뒤쳐지게 되는 곳이라고 군대가 폄하(貶下)되거나 폄훼(貶毁)되고 있다. 입대를 앞둔 젊은이 중 적지 않은 수는 가능하다면 안가고 싶어하고 그런 자녀를 둔 적지 않은 부모는 그에 동의한다. 그들 모두에게 매력없는 군대가 된 것이다.


이처럼 끌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가기가 썩내키지 않게 느껴지는 풍조가 자리잡고 있는데 예측된 변수가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요 병역 자원 대상인 19~21세 남성은 2020년 97만1701명에서 2030년 69만7963명, 2040년 2030년 46만4769명, 2050년에는 54만1012명으로 추산되며 현재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급감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40년 입영자는 10만명 미만으로 예측된다. 출산율은 회복할 기미가 없어 보이고 병 복무기간은 육군의 경우 2003년 24개월에서 현재 18개월까지 단축했다. 병역자원 감소가 출어들 것이라는 예상 속에 복무기간을 줄일 때는 언제고 이제는 모병제를 해야한다며 선택을 주장한다. 지난 일을 까먹는 사람이나 모른 척하는 사람이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람,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프레임안에서 시끄럽게 언성만 높아진다. 논리가 어떻고 외국 사례가 어떻고 하며 시뮬레이션도 하고 워게임을 해봐야 뻔하다. 이 프레임 속 실험은 우리의 현실과 이상, 인간의 이성과 감성이라는 변수들을 이용한 너무나 위험한 실험이자 무모한 도박이다. 우리국가 운명, 국민의 세금과 재산을 내던지는 그런 도박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병제와 징병제를 선택하는 그 본질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6.25전쟁 당시에도 모병제와 징병제가 공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학도병들까지 총을 매고, 일반인들도 자발적으로 포탄과 탄약, 식량 등을 그 위험한 전선으로 옮겨주기도 했다.


모병이냐? 징병이냐?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우리국가와 국민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는 것 보다는 다른 담보가 필요하다. 모병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 현란한 말재주와 감성에 호소하기 보다는 복무기간을 늘리면 될것이다. 그 상황에 누군가는 군생활을 더해서 안정적인 병력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담보조항을 포함하면 된다. 또 하나 담보조항이 있다. 모병같은 징병,

징병같은 모병을 하면 된다. 모병제 아래서이지만  군 복무를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열배 스무배 이익이 되게 끔 해주는 것이다.


평생을 살아갈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적절한 수준은 먼저 파격적인 모병률이 나오게 한 다음 조금씩 조절해 나갈수 있게 하면 될 것이다. 자발적 군복무자에게만 공무원 임명권, 피선거권을 부여하고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모든 공공단체나 기업에 할당제를 주어 100% 취업을 보장하고 본인이 원하는 일정기간 세금을 감면해주는 등 군복무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평생을 살아갈 초석을 보장하면 어떨까?


국가안보를 가지고 탁상공론을 해서는 안된다. 현재 전문하사(임기제부사관)도 소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병영생활을 해야하는 자유의 구속까지 고려한다면 적정한 급여는 얼마나 될까? 최저 임금법을 기초로 단순하게 최저시급(9,160원), 한달 법정 근로 시간(209시간)을 곱하면 최저 임금은 1,822,480원이 된다. 여기에 1일 16시간, 법정 공휴일, 대체 휴일 등 노동법상 연장 근로시 임금의 1.5배, 휴일은 2배를 적용해 보면 각각 월 4,185,600원, 3,348,480원이 되어 수당없이도 월 9,356,560원이 된다. 1년간 연봉은 112,278,720원, 18개월 복무시는 168,418,080원이 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월 200~300만원, 9급 공무원 정도의 처우면 될 것이라는 발언을 들으면 안타깝다. 일과 시간외 영내 대기 등 자유를 구속하는 댓가를 왜 포함 안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가 안보에는 빈틈이나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된다. 눈에 불을켜고 지켜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대충해서는 안된다. 특히나 우리에게는 한반도 공산화를 노동당규약(북한 헌법)에 명시까지 하고 협박하는 적이 있는 안보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국방안보를 대상으로 포플리즘적 인기나 개인의 영달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건전한 사고와 상식을 바탕으로 문명인으로서 통찰해야 한다.


'민주주의 군대는 있어도 군대내의 민주주의는 없다'는 말처럼 직업군인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소명의식과 가치관 등 변해서는 안되는 것과 기존의 전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수직적 권위 문화를 벗어야 하는 변해야 할 것 등에서도 생각해야 한다. 인권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수당, 복지 등은 일반적인 공무원수준이나 대기업 수준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 직무를 수행하는데 관련되지 않는 현재 간부들만에게만 적용되는 혜택을 병사에게도 개방해야 한다.


지구상 가장 우수한 대한민국 병사


지금까지 군 복무간 보고 느낀 바로는 우리들의 훌륭한 병사이다.  그들 대부분은 충성스럽고 헌신적이다. 단순히 상대적 박탈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빼고는 특별히 요구사항도 없다. 단지 기깟해야 휴가 정도이다. 문제는 간부들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원인이 무엇인지 골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군대를 실업구제소 정도로 인식하는 것부터인지, 개인 영달의 실현장, 인기몰이의 수단, 관리의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군대는 군대답게 변해야 하고 직업군인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발적 군기로 무장함으로써 직분의 본질에 충실하며 군인의 도리를 다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군인의 헌신적인 희생'을 폄하하거나 이용하는 그릇된 사고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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