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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ul 07. 2022

나의 직업은 군인입니다 국방대 이야기

자랑스러운 동문을 찾아서
-국방대 2020 안보과정-   20220701

1. 국방대 졸업 후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20년 12월 국방대를 졸업하고 포천시에서 예비전력 전투력 창출과 극대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1년간 나름 코로나 시기에서도 안정되게 부대를 지휘했다고 자부합니다. 사실 안보과정 졸업 후 야전부대에서의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동기들과 격이 없게 국가안보를 주제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토론하던 때가 자주 떠올랐습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살았던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가능만 하다면 2020 안보과정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군복을 입고 3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며 얻을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성장을 했었다는 보람찬 기간이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직무지식과 Know how, 오랜 기간 조직생활을 해 오며 쌓아 온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공유할 수 있었던 값지고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추억의 되새김과 코로나 절정기에 터진 군내 급식사태의 한가운데서 연대장 직책을 수행했습니다. 포천에서의 1년은 안보과정에 대한 그리움 속에 1년을 보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을 육본도 어떻게 알았는지 논산으로부터 좀 더 멀어진 곳으로 근무지를 옮기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곳은 하늘이 내린 곳이라는 인제군 소재 과학화 전투훈련단(KCTC, Korea Combat Training Center)입니다.

2. 현재 어떤 부대에서 무얼 하나요?
우리 부대는 마일즈 장비 등 전자장비를 활용하여 모의전투 시스템과 북한군 전술을 구사하는 전문 대항군 연대로 실전과 유사한 전투훈련을 할 수 있게 합니다.
훈련장은 여의도의 약 42배 넓이로 여단급 부대가 피를 흘리지 않으면서 실전과 거의 유사한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총알 없이 피를 흘리지 않으면서도 전투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전자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서바이벌 게임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되실 것 같습니다. 소총, 수류탄 등 개인 전투장비뿐 아니라 전차, 장갑차, 포병 화력에 헬기와 전투기, 최근에는 드론도 연동되어 전투체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학화 훈련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밖에 없으며 세계에서 3번째로 여단급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훈련장 내에는 급속 도하훈련장, 갱도 진지 훈련장, 시가전 훈련장 등 다양한 특수조건 하 작전을 할 수 있는 훈련장이 있고 각 건물은 CCTV로 훈련 상황도 스크린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제반 지원분야를 총괄하는 실무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일반 전투부대와 비교하면 인사, 정보, 작전, 군수 등 분야를 포함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의 폭이 넓어 다소 부담되는 면도 없지 않지만 미래 육군의 훈련과 싸우는 방법을 검증하고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보과정 동기들이 강원도 산골인데 여러모로 힘들지 않으냐 묻기도 합니다. 전입 초 겨울이 약~~ 간 춥긴 하지만 청명한 공기와 시원한 날씨는 더할 나이 없이 좋습니다.

3. 기억에 남는 안보과정 생활
안보과정 기간 중 분임 조원들과 같이 갔던 바닷가, 국립공원, 유적지, 드넓게 확 트인 필드 등에서 느꼈던 모든 힐링을 온종일 공짜로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50대의 초등학생 같은 순수함으로 추억의 을 보냈던 곳, 국방대에 대한 애틋함은 그 어떤 것으로도 지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4. 어떻게 출간을 결심했는지요?
아주 오래전, 정확히는 언제인지도 모르겠지만 제 이름이 들어간 책 한 권을 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군 생활하면서 현업에 쫓겨 기억 속에서 묻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어느덧 흰 머리카락도 자연스러워지는 나이가 되고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군인 신분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영향 탓인지 최근 급변하는 군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불쑥불쑥 들기 시작했고 가끔 들고 다니는 휴대폰에 메모하고 이것을 가까운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정겨운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이때까지도 출간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국방대학교 안보과정에 입교하게 되었습니다.

야전부대와 다른 여유와 분위기, 교수님들의 직간접적인 자극 등을 받으면서 '나도 한 번 해 볼까? 이때 아니면 언제 하겠어?' 하는 호승심으로 투고를 통해서 첫 번째 책 '군인도 잘 모르는 군대 이야기(청원)'를 교육 중에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쉽다고 하는 말처럼 '나의 직업은 군인입니다(예미)'를 출판사로부터 기획 출판 제의를 받고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첫 번째 책은 , 군대도 다른 조직처럼 사람 사는 곳이다'라는 주제로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통해 후배들에게 교훈을 주고자 한 것이라면, 두 번째는 군대 관련 이슈들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시각을 주고자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소설이나 군인이라면 누구나 보아야 할 교과서 같은 성격의 지침서를 써 볼까 합니다. 한 번 기대해 보셔도 됩니다.

5. 국방대에 바라는 마음, 영원하라!
국방대를 수료한 지가 벌써 2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코로나와 함께 하여 여러 가지 계획된 커리큘럼을 다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보람되고 즐거웠습니다. 만약 취소되거나 축소된 계획들이 전부 시행되었다면 더할 나이 없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으시겠지만 현재의 시스템을 계속 유지시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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