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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가고 없는 자리 241229

by Lucas Dec 29. 2024

니가 가고 없는 자리 241229

허전하다. 니가 가고 없는 그 자리가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오랜만에 따스한 아침이다. 이제는 휴일에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때가 되면 눈이 자동으로 뜨인다. 때로는 새벽에 몸뚱아리 알람이 시간을 알려주기도 한다.

잘하지도 해본 적도 없는 노래를 만든답시고 녹음실을 예약해 둔 결전의 날이 오늘이다. 기대감과 설레임이 심장을 통해 내가 살아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정신도 차릴 겸 밖으로 나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맞아 준다. 그 사이로 보이는 나뭇가지가 분명히 겨울임을 증거 하듯이 앙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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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주신 오늘의 선물을 감상하며 시인이 되려는 순간, 뭔가 떨어지는 큰소리가 이끄는 데로 눈을 돌렸다. 여름에 더위를 피해 담배를 피우던 그 풍성한 나뭇가지에서 이름 모를 열매 같은 것이 떨어진 소리임을 알았다.


 고개 들어 그것이 떨어진 가지를 쳐다보니 참새 한 마리가 바쁘게 뭔가를 쪼으고 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뭔가를 열심히 찾아 먹는 것처럼 보인다.

저기에 먹을 것이 뭐가 있다고 저리 먹는건지? 아니면 해가 뜬지 시간이 뜬 지도 꽤나 지났으니 간식을 먹는 건지 알 수 없다. 그 가냘픈 나뭇가지 끝에서 작은 동작이 끊임이 없다.

그는 누군가 이렇게 지켜보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무시하는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인간의 탈을 쓴 내가 저 참새를 지켜보듯이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도 참새와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참새가 그러는 것처럼 나도 그에게 관심이 없다. 우리는 모두 그렇고 그럴 것이다. 잠시 머릿속에서 참새가 내가 되고 내가 참새가 되는 뻘생각을 하다 보니 그가 날아갔다.

사진이나 한 컷 찍어 놓을 걸, 잠시라도 친구가 되어 준 그 친구, 이름도 모르지 만 분명 한 생명체이고 내 인생의 한 순간을 같이 해 준 친구와 기념촬영도 못했다. 이것도 인연인데...

그가 떠난 자리는 이제 빈자리이다. 본래부터 빈자리였으니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세성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단지 변한 것은 그가 떠나고 남은 진한 향기가 내 머릿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여운을 내게 주신 그분은 아직 보고 계실까?

오늘 오후가 되면 나의 첫 노래가 공식적으로 출생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나의 향기가 되어 공기를 타고 저마다의 귀를 통해 가슴에 향기로 남을 것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지금 어디선가 또 누군가에게 진한 여운을 전해 주고 있을지 모를 그, 또 누군가에게 그가 떠난  빈자리의 아쉬움 가득한 향기를 전해 줄 그가 없는 빈자리가 크게 보인다.


뒤통수(파우스트) 녹음 잘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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