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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1

비가 오면 보고 싶은 첫사랑

by Lucas Jan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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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비 오는 날이다. 비가 오면 나가기 귀찮고 그저 창문 바라보며 빗소리를 즐기는 게 다였던 나인데 어느 때부턴가 날씨는 항상 맑다.

오늘은 시원하겠네. 비 오는 날 한 우산 안에서 같이 걸으면 구름 위를 걷는 거 같겠지. 부품 기대를 안고 핸드폰을 든다. 답이 없다.


 문자를 남긴다. 오늘 약속 잊지 않았지. 그래도 답이 없다.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무작정 약속장소로 나간다.


5분이 지났을까 저기서 노란 우산 하나가 다가온다. 설렌다. 회색빛 거리에 노란 우산이 마치 그녀 같다. 그냥 지나친다. 이름을 불러본다. 잠시 주춤이더니 돌아본다.


기다린 것에 대한 긴장감은 사라지고 환한 웃음으로 맞이한다.


그녀가 아니다. 난 그렇게 1시간을 기다린다. 난 순애보였던가 그렇게 보낸 1시간 동안 전화할 생각을 안 한다. 그래도 재촉이지 말고 기다리면 더 멋져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점점 빗줄기는 굵어지고 난 그 뒤로 30분을 더 기다린다. 나의 설렘은 어느덧 실망감으로 나의 순애보는 그냥 바보로 느껴지며 비가 맞고 싶다.


 우산을 접고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그냥 걷는다. 바람맞은 처량한 사람처럼 이 순간도 스스로 멋있다고 위로하며 걷는다. 전화 진동 시 느껴진다. 그녀다.



첫사랑

비 오는 날이다. 비가 오면 나가기 귀찮고 그저 창문 바라보며 빗소리를 즐기는 게 다였던 나인데 어느 때부턴가 날씨는 항상 맑다.

오늘은 시원하겠네. 비 오는 날 한 우산 안에서 같이 걸으면 구름 위를 걷는 거 같겠지. 부품 기대를 안고 핸드폰을 든다. 답이 없다.


문자를 남긴다. 오늘 약속 잊지 않았지. 그래도 답이 없다.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무작정 약속장소로 나간다.


5분이 지났을까 저기서 노란 우산 하나가 다가온다. 설렌다. 회색빛 거리에 노란 우산이 마치 그녀 같다. 그냥 지나친다. 이름을 불러본다.


잠시 주춤이더니 돌아본다. 기다린 것에 대한 긴장감은 사라지고 환한 웃음으로 맞이한다. 그녀가 아니다. 난 그렇게 1시간을 기다린다. 난 순애보였던가 그렇게 보낸 1시간 동안 전화할 생각을 안 한다.


 그래도 재촉이지 말고 기다리면 더 멋져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점점 빗줄기는 굵어지고 난 그 뒤로 30분을 더 기다린다.


나의 설렘은 어느덧 실망감으로 나의 순애보는 그냥 바보로 느껴지며 비가 맞고 싶다. 우산을 접고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그냥 걷는다.


 바람맞은 처량한 사람처럼 이 순간도 스스로 멋있다고 위로하며 걷는다. 전화 진동 시 느껴진다.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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