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주일 새벽, 해 뜨기 한 참 전,
버릇처럼 교보문고에서 내 영혼의 두번째 새끼, (나의 직업은 군인입니다)를 찾아보니 어제보다 순위가 밀렸다. 사회정치 13위!
의욕이 없다. 다시 잔다. 늦게 일어나 한 독자가 보내 준 닭갈비를 아내가 맛있게 해 준다. 감사하다. 이름없이 살다간 닭에게 고마우며 미안하다.
배는 부르지만 영혼은 결핍으로 넘친다. 여기저기서 속 모르고 신간을 달라는 사람들도 다르게 보인다.
어짜피 읽지도 않을텐데... 나도 말이 작가지 돈 주고 사야하는데.
출간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는 카톡 선물하기로 성의없이? 짧은 메시지와 함께 보내기도 벅차다.
인간에게도 운명이 있는 것처럼 책에도 운명이 있다는 말도 떠오른다. 운명같은 거 믿지도 않지만 내 새끼는 좋았으면 한다.
부족한 사람의 잔재주를 높이 평가해 주신 출판사 대표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차라리 소설이나 쓸걸...
시골교회 목사님께도 미안하다. 인세로 감사를 표하겠다는 허풍에도 늘 지지하고 응원해 주심에 얼굴만 붉어진다.
이제 곧 흐린 하늘이 또 어두워지고 예보처럼 눈이 내리면 세상은 한 가지 색으로 변할 것이다.
동짓날 긴 밤이 내 탓은 아닐지라도 어둡고 차가운 느낌은 오로지 내 것이다.
뜬 눈으로 맞을 내일 새벽은 활기와 기쁨이 일상의 에너지가 되었으면 한다.
또 욕심이다. 자기 이름 박힌 책 한 권 내고 싶은 사람은 이런 나에게 어떤 시선을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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