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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w 연대장!
Hello 승리 연대장
by
Faust Lucas
Nov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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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승리 연대장
새로운 분을 만나기 전에는 항상 생각이 많습니다.
어떤 분이실지 모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몇 개월을 지내는 동안 이제는 제법 적응을 했습니다.
이곳 승리부대는 오늘도 무사고를 알리는 탑을 쌓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 부대의 제일 높으신 분은 즐겁고 재미나게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막사 곳곳을 다니시면서 활기를 불어넣어 주십니다.
용사들의 경례 자세를 바로잡고,
이동 간 제식 모습을 보시며 "이제 좀 뭔가 하는 거 같다?" 하시며
용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십니다.
항상 깔끔함을 추구하시며 집무실에 계실 때면
들어오는 간부들에게 물어보시곤 합니다.
"사무실 어때? 깔끔하지?"
어쩌면 연대장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그렇게 정리하시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대장님은 항상 이곳저곳을 다니시면서 분위기를 UP 시키십니다.
사무실을 문을 빼꼼 여시 고는 Hello~라고 하십니다.
하마터면 저도 Hi~라고 할 뻔합니다.
정말 즐겁습니다. 재미도 있고요.
감히 누가 대위 1년 차에게 먼저 다가와주실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아랫사람들과의 거리를 줄이시려고 하시는 걸지도 모릅니다.
이제 저도 일을 시작하려 합니다.
새로운 일을 접할 때마다 모르는 것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며 무언가를 했다 하는 뿌듯함이 참 좋습니다.
올 한 해의 일들을 사진을 보며 정리를 합니다.
사진을 보니 올해 있었던 일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일 또한 연대장님의 지침으로 시작하게 되었으나,
이렇게 조금 더 하다 보면 연대장님은 야근하지 말라하시고 사무실 곳곳을 수색하십니다.
저에게도 예외 없이 빨리 퇴근하라시며
"사무실은 연대장이 지킨다"라고 하십니다.
뒤돌아 나가시는 연대장님의 뒷모습에서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기도,
즐거움도 주시면서
"걱정하지 마. 내가 책임질게" 하시며 우리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됩니다.
아마 그것이 지휘관의 어깨에 달린 견장의 무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편해질수록 견장은 더 무거워질 것입니다.
또 새 아침이 밝아오면 우리는 아침을 시작하고
또 연대장님은 이곳저곳을 다니시고, 우리들은 연대장님을 찾으러 다닙니다.
저 또한 사진을 정리하면서 남은 일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마무리해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사진집을 제작하는 포토샵 작업은 아무리 해도 진전이 없습니다.
잠깐 휴식을 취하러 휴게실로 갑니다.
휴게실에서 승리 정을 바라보며,
승리 정에 앉아계신 연대장님을 바라봅니다.
연대장님은 그곳에서 간부들과 함께 많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친구 같이,, 삼촌 같이, 때론 아버지 같이
젊은 사람들과의 거리를 많이 좁히시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어쩌면
승리부대 담너머의 다른 길을 꿈꾸고 계시지는 않은 것인지 꼭 그런 것 같이 느껴집니다.
때로는 풍류를 즐기시는 모습이 부대를 벗어난 자유에 호기심을 갖고 계신 듯도 하니까요.
이젠 정말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사진집을 만드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연대장님은 과분한 칭찬을 해주십니다.
연대장님과 함께 이곳에서의 남은 시간을
좀 더 좋은 사진집을 제작하고 싶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우리가 연대장님의 길을 반도 따라갈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길을 가는 동안은 저도 연대장님과 같이 모두가 즐겁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분을 모시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편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을 또 만날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랫동안 우리들 곁에 든든히 있어주시길 바랍니다.
군 생활 동안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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