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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월 Nov 25. 2024

회사에서 선배에게 질문할 때

Job-念(잡념)

일을 하다 보면 지금 당장 내 머릿속에서 해결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문제를 마주하곤 한다. 이런 경우 1번) 누군가에게 물어봐서 해결하거나 아니면 2번) 나 혼자 다른 선례를 찾거나 참고자료 등을 공부해 해결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존재한다.


생각보다 많은 저연차 직장인들이 1번과 2번의 선택지 중 무엇을 택해야 하는지, 그리고 1번을 택할 경우 질문의 적절한 타이밍이 언제인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질문해야 하는지 고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모르는 게 생기면 바로 물어보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최대한 자기가 고민하고 알아봐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 물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할  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모르는 게 있으면 최대한 바로 물어보고 빨리 일을 해결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바로 물어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구나 깨달았다.


신입직원이라면


신입직원은 1번과 같이 최대한 바로 물어보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신입은 사소한 것부터 하나씩 배워나가야 한다. 얼마나 사소하냐면,  회사 전산 시스템을 접속하는 방법부터 화장실 위치나 복합기 사용방법 등 일차원적인 것조차 물어봐야 한다. 마치 갓난아기 걸음마 배운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내가 이렇게까지 무지하고 무쓸모 한가?'라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 신입은 이토록 사소한 것까지 물어보면서 배우는 것이 당연하다. 너무 한심한 질문 같다고 끙끙 앓지 말고 모르겠으면 바로 물어보는 게 오히려 현명할 수도 있다.


다만 이때 중요한 것은 처음 물어볼 때 확실하게 기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본인의 기억력이 좋지 않다면 메모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한번 물어본 것을 또 물어보지 않겠다는 본인만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물어본 내용이 조금 어렵다면 두, 세 번 정도는 다시 물어볼 수도 있겠다. 이때 처음 물어본 선배 외에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다른 관점을 배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내용에 대해 네 번 이상 물어보고 있다면 분명 자신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질문의 수준은, A부터 Z까지 모든 걸 물어보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할 핵심만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모든 정보를 다 들어도 소화할 수 없다. 물론, 무지의 상태이기 때문에 핵심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할 때 선배에게 어떠한 업무에 대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데 참고할만한 매뉴얼이 있는지 혹은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간을 가지고 이를 뜯어보며 배경지식을 쌓고 추가로 질문을 하는 것이 나에게도 선배에게도 효율적이다. 친절하고 센스 있는 선배는 매뉴얼이나 자료 중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다만, 당장 해결이 필요한 긴박한 문제라면 직접적으로 도움을 청해 답을 얻고 나머지 부분(그러니까 왜 이렇게 처리해야만 하는지 그 원인과 배경 등)은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 공부한 뒤 그에 따르는 추가적인 질문을 여유를 가지고 하면 좋다.


적응기를 마쳤다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빠르면 세 달, 보통 반년 정도면 직장 생활 적응기를 마쳤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적응기를 마친 것뿐이라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숙달한 상태는 아니지만 적어도 업무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프로세스를 알고 있을 시기이다.


이때부터는 2번 선택지처럼 비슷한 과거 예시를 찾거나 관련 자료나 규정 및 매뉴얼 등을 스스로 찾아봐야 하는 시기이다. 어디에 원하는 정보가 있을지, 혹은 타 부서의 어떤 담당자로부터 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는 감이 생긴다. 관련 자료나 규정 등을 혼자 열심히 찾아가며 공부한 내용은 쉽게 잊히지도 않는다. 이 과정 중에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해 결국은 다시 1번처럼 선배에게 물어보더라도, 긴 시간을 삽질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나중에는 다른 일을 할 때 이 삽질한 노력들이 도움이 된다. A 업무 관련 정보를 찾기 위해 열심히 자료를 뒤지다가 B, C에 대해서만 알게 되고 결국 A는 찾지 못해도 언젠가 B, C와 관련된 일을 맞닥뜨리면 삽질하며 공부했던 정보들이 도움이 되는 것이다.



주체적으로 질문하기


글을 정리해 보니 결국 주체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선배들에게 질문을 잘한다면 일정 수준의 업무 지식에 빨리 도달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고 문서화되어 있지 않는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중요한 것은 수동적이고 일시적인 질문보다는 나의 노력이 어느 정도 반영된 주체적인 질문을 해야 쉽게 잊히지 않는 지식으로 남게 되고 다른 지식으로도 확장된다.


겉으로 보기에 주체적인 질문이 바로 답을 얻을 수가 없고 많은 시간이 걸려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직장생활은 길다. 언제 한번 나를 괴롭힌 업무들이 또다시 나를 찾아와 곤란하게 만든다. 어쩌면 처음보다 더 복잡하고 난감한 문제로 체급을 키워 돌아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근본적으로 나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다. 그렇게 며칠, 몇 달이 지나면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지식을 쌓고 어느 순간 부서 내에서 가장 업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직원이 되어 질문하는 사람에서 질문을 받는 사람으로 변화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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